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요동치던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가 종전 합의 소식에 일제히 하락하며 진정세를 보였다. 그간 원화 약세를 주도했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고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완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원자재 시장도 안정을 되찾는 분위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거래 기준 전장 대비 8.7원 내린 1511.1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소식이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 위험자산인 원화는 중동 전쟁 발발 후 위험 회피 심리 속에서 '나 홀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주식시장에서 역대급 순매도를 기록하면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가중시켰다.
중동 전쟁 직후인 지난 3월 원화 환율 일평균 변동률은 0.76%에 달했다. 이어 4월 0.59%, 5월 0.45%로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달 들어선 재차 16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외환당국의 강력한 구두개입 등에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연일 치솟던 환율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최근 원화 약세 원인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순매도가 꼽힌 가운데 외국인은 지난 12일에 이어 이날도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다시 유입되면서 원화 수요가 늘어난 점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종전에 더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 원화 약세 압력이 추가로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 등은 여전히 환율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는 국제 유가에도 즉각 반영됐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83달러 안팎,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중동 전쟁 발발 이전 60달러 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전쟁 직후 배럴당 11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공급 불안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된 모습이다. 특히 글로벌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도 진정되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가 안정돼도 국내 소비자들이 체감하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주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6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리터당 0.5원 내린 2009.9원, 경유는 0.3원 하락한 2004.8원을 기록하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종전 합의 이후에도 생산시설 복구와 소진된 재고를 보충하기 위한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단기 전망에서도 연말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81달러, 86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후 복구 수요와 에너지 안보 강화 움직임도 향후 유가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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