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식품 제조사들이 기존 매대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진열대와 이커머스 검색 노출 등 가격·진열 중심 경쟁만으로는 제품의 차별성을 전달하기 어려워지자 팝업스토어와 식당형 브랜드 공간을 통해 조리법과 취식 경험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팝업스토어 수는 3371개로 전년 1713개보다 96% 증가했다. 팝업스토어 전문 기업 스위트스팟 집계 기준으로 식품 분야는 패션과 지식재산권(IP)에 이어 세 번째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 식품 팝업은 단순 시식 행사를 넘어 브랜드가 의도한 소비 방식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제품 패키지와 매대 진열만으로는 맛과 조리법, 먹는 방식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 사례는 삼양식품의 불닭 팝업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3월 서울 명동 사옥 1층 로비에서 불닭 브랜드 체험형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번(House of Burn)’을 운영했다. 명동 사옥 이전 후 내부 공간을 처음 일반에 공개한 행사로 5일간 8000여 명의 방문객이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는 불닭볶음면과 까르보불닭 등 주요 제품 시식이 진행됐고, 포토존과 SNS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를 통해 삼양식품은 명동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에게 불닭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하고 제품을 직접 맛볼 수 있도록 했다.
2월에 진행된 롯데웰푸드의 크런키 팝업 역시 제품 특성과 주요 소비층을 반영해 기획됐다. 롯데웰푸드는 ‘크런키 스트레스 타파 학원’을 운영하며 크런키의 바삭한 식감을 스트레스 해소 콘셉트와 연결했다. 또한 팝업이 몰리는 성수동 대신 10대 학생들이 많이 찾는 대치동 학원가를 장소로 택해 타깃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오리온과 CJ제일제당도 브랜드 특성을 살린 팝업을 운영했다. 오리온은 ‘알맹이네 과일가게 시즌2’를 통해 과일 맛 젤리를 직접 맛볼 수 있는 시식 행사와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했고, CJ제일제당은 명동과 홍대에서 ‘비비고|세븐틴’ 팝업 매장을 열어 김스낵, 컵떡볶이 등 한정판 제품과 K팝 콘텐츠를 함께 선보였다.
매대에서는 가격과 포장, 진열 위치가 먼저 보이지만 팝업에서는 제품을 직접 맛보고 체험하는 과정이 함께 이뤄진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제품 특성과 소비 방식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은 시각적 요소만으로는 맛이나 조리법을 정확히 전달하기 어렵다”며 “팝업은 소비자가 직접 먹어보고 브랜드가 의도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매체 광고를 보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오프라인 마케팅은 해외 시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팝업이 소비자 체험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해외에서도 현지 소비자가 한국 식품을 직접 맛보고 브랜드를 경험하는 접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동원참치 팝업스토어를 열어 방문객이 참치캔을 꾸미고 이벤트를 체험하도록 했다. 대상도 도쿄에서 ‘김치 블라스트 도쿄 2025’를 운영하며 김치를 단순 판매 품목이 아닌 식문화 체험 소재로 소개했다.
해외 팝업은 전 세계 시장으로 넓히기보다 현지 유통망과 인지도가 어느 정도 확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공식품 수출이 제품 판매를 넘어 현지 소비자에게 식문화와 소비 경험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확대되면서 현지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오프라인 접점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해외 팝업은 현지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가 어느 정도 갖춰진 시장에서 진행될 때 효과가 커진다”며 “현지 소비자에게 낯선 식품의 조리법을 직접 보여주는 과정이 구매로 이어지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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