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개국 245명 작가 소개…누적 발행 2천300만부
최다 판매책은 약 81만부 팔린 헤세의 '데미안'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이 500권을 돌파했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 500번째 책으로 이미륵 작가의 '압록강은 흐른다'를 펴냈다고 15일 밝혔다.
1998년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를 첫 책으로 출간한 지 28년 만으로, 국내 출판사 문학전집 시리즈가 500권을 달성한 것은 처음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현재까지 38개국 245명의 작가가 쓴 394개 작품을 소개했다.
누적 발행 부수는 약 2천300만부에 달한다. 세계문학전집으로 발행된 500권(페이지 수 약 19만4천쪽)을 한 장씩 긴 방향으로 이어 붙이면 길이만도 43.65㎞에 달한다. 마라톤 풀코스보다 긴 거리다.
또 28년간 발행한 전체 부수(2천300만부)를 눕혀서 길을 낸다면 약 3천365㎞로, 이는 서울∼부산을 10회 이상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받은 책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다. 2000년 12월 2일 세계문학전집으로 첫 출간된 이후 약 81만3천부가 팔렸다.
2위는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66만6천부), 3위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60만부)으로 집계됐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58만8천부)과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50만5천부)도 50만부가 넘게 팔리며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10만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50여 종을 넘어섰다.
전체 500권 중에는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크눌프',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유리알 유희'(전 2권) 등 8종 9권으로 가장 많았다.
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는 32명, 작품 99종이 포함됐다.
언어권 별로는 영어가 183권(3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랑스어 75권(15.0%), 독일어 57권(11.4%) 순이다.
500번째 책으로 출간된 '압록강은 흐른다'는 3·1운동에 가담한 뒤 일제의 수배를 피해 독일로 망명한 이미륵의 자전적 소설이다. 고향에서의 유년 시절, 식민지 조선의 현실, 망명에 이르는 과정 등을 담고 있는 작품으로, 1946년 독일의 피퍼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난 것은 1959년 독문학자이자 작가 전혜린의 번역을 통해서였다.
망명 후 이미륵은 뮌헨대학교에서 동물학·철학·생물학을 공부했고, 1950년 위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별세 후 74년 만인 2024년 유해가 봉환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이번 번역본은 안삼환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독일어 원문이 지닌 결을 온전히 살려 작품이 품고 있는 디아스포라 문학으로서의 깊이와 문체적 성취에 중점을 뒀다고 민음사는 설명했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은 100권, 200권, 300권, 400권 등 이정표마다 한국 작품을 배치해왔다. 2022년 1월 출간된 400번째 책은 김수영의 '시여, 침을 뱉어라'였다.
민음사는 500권 돌파를 기념해 브랜드북인 '세계문학전집 이야기'도 펴냈다.
전집의 첫 기획자부터 편집자, 번역가, 디자이너, 제작자, 마케터, 물류 담당자, 그리고 독자들까지 세계문학전집의 오늘을 만들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계문학기행 특강' 시리즈도 마련됐다. 7월 8일부터 총 8차례에 걸쳐 국가별 문학 특강을 진행한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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