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켜기가 두려운 계절이 돌아왔다. 하지만 잘못된 사용 습관만 고쳐도 전기요금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장 먼저 버려야 할 습관은 에어컨을 자주 껐다 켜는 것이다. 요즘 출시되는 에어컨 대부분은 인버터 방식으로,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전력 소모를 자동으로 낮춘다. 짧게 껐다가 다시 켜면 올라간 실내 온도를 다시 끌어내리느라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90분 기준"으로 켜고 끄고 결정
그렇다면 기준은 어디에 둬야 할까. 삼성전자 에어솔루션 전문기술랩 연구원들은 2023년 외출 시간대별로 실험값을 비교했다. 그 결과 90분 이상 자리를 비울 경우에는 끄고 나가는 것이, 90분 이하의 짧은 외출이라면 그대로 켜두는 것이 전기요금 절약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분 외출 후 재가동한 경우는 연속 운전 대비 전력 소비량이 5% 늘었고, 60분 외출 시에는 2% 증가했다.
90분이라는 숫자 하나만 기억해도 전기요금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다.
방문만 잘 닫아도 전기요금 줄어
특히 에어컨을 틀 때 방문을 닫는 것은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 충분한 근거가 있다. 에어컨은 냉방해야 할 공간이 넓어질수록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방의 문을 닫고 필요한 공간만 냉방하면 처리해야 할 부피 자체가 줄어들어 전기를 아낄 수 있다.
또한 모드 선택도 빠뜨릴 수 없다.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을 때는 냉방 모드보다 제습 모드가 훨씬 효율적이다. 같은 삼성전자 실험에 따르면 습한 환경에서 동일한 온도를 설정했을 때 제습 모드의 습도 제거 효율이 냉방 모드보다 약 2.7배 높았다. 냉방 모드에서 상대습도 75%였던 것이 제습 모드에서는 55%까지 내려갔고,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 비율도 50%에서 10%로 줄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상황도 있다. 생선구이나 삼겹살처럼 기름기 많은 요리를 할 때는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어 환기해야 한다. 요리 중 발생하는 오일 미스트가 에어컨 내부 필터와 열교환기에 달라붙으면 성능이 떨어지고 불쾌한 냄새의 원인이 된다.
선풍기·커튼·필터 청소까지
한국에너지공단이 권장하는 절약법도 참고할 만하다. 우선 선풍기를 에어컨 바람 방향으로 함께 틀면 냉기가 실내 전체로 퍼져 에어컨을 강하게 트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전기요금은 훨씬 덜 쓰면서도 체감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아울러 냉방 온도는 26도 이상으로 설정하고, 낮 외출 시에는 커튼을 쳐서 햇빛을 차단하는 것도 실내 온도 상승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에어컨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전력을 3~5% 줄일 수 있으며, 냉방 효과는 60%까지 향상된다. 2주에 한 번, 중성세제로 가볍게 씻어 건조시키는 것으로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에어컨 주변에 TV나 조명 같은 발열체를 두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에어컨이 실내 온도를 1도 낮추는 데 전력이 7% 더 소모되는 만큼, 옆에서 열을 내뿜는 가전제품이 있으면 에어컨이 불필요한 전력을 계속 소모하게 된다.
에어컨은 덜 쓴다고 전기요금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올바르게 쓰는 것이 진짜 절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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