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3년 만에 'A+'에서 'AAA'로… 보증한도 5조 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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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3년 만에 'A+'에서 'AAA'로… 보증한도 5조 원 늘었다

폴리뉴스 2026-06-15 14:51:16 신고

(사진=AI)
(사진=AI)

국내 건설업이 PF 위기와 지방 미분양, 공사비 폭등의 4중고에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한때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쌍용건설이 '나홀로 성장'의 흐름을 굳히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2022년 말 이후 햇수로 4년차에 접어든 지금, 쌍용건설은 매출·영업이익·수주잔고·신용등급의 4대 지표에서 동시에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그 성장의 동력이 사실상 두바이 단일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화려한 회복의 이면에 자리한 구조적 과제로 남아있다.

쌍용건설은 지난 4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용평가에서 최고등급인 '트리플 A(AAA)'를 획득했다. 기존 'A+'에서 두 단계를 단번에 뛰어넘은 결과다. 2025년 기준 HUG 평가 대상 2740개사 가운데 AAA를 받은 시공사는 단 13곳에 불과하다.

신용등급 상승의 파급효과는 곧바로 보증한도 확대로 이어졌다. 2026년 기준 쌍용건설의 총 보증한도는 약 14조 9500억 원. 전년 대비 약 5조 원이 늘어난 규모다. 분양보증·하자보수보증·시공보증 수수료가 일제히 낮아지는 만큼, 시행사와 조합 입장에서는 사업비 부담이 가벼워지고, 쌍용건설은 영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는 이중 효과를 손에 쥐게 된다.

3년 연속 흑자, 부채상환능력 개선, 주택사업 실적 증가가 등급 상승의 근거가 됐다. 2021년 마이너스 7.9%까지 곤두박질쳤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6%로 회복됐다. 수익성의 정상화 국면 진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쌍용건설의 연간 해외 신규 수주액은 2022년 1121억 원에서 2025년 9384억 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해외 착공 수주잔고도 같은 기간 8035억 원에서 1조 3535억 원으로 확대됐다. 전체 수주잔고는 2022년 6조 3350억 원에서 2025년 9조 원대로 약 50%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 86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1% 늘었고, 영업이익은 664억 원을 기록하며 1년 새 33% 성장했다. 2023년 318억 원, 2024년 426억 원에 이어 3년 연속 흑자가 확정된 셈이다. 해외 매출 비중은 32.9%로, 2023년 25.3%, 2024년 27.3%에서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해외 원가율의 정상화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공기 지연과 원자재값 상승이 겹치며 128.8%까지 치솟았던 해외 원가율은 지난해 94.3% 수준으로 안정됐다. 사실상 '공사를 할수록 손실이 쌓이던' 구조가 마침내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익 창출 구조로 전환된 것이다.

문제는 그 성장의 동력이 어디에서 비롯됐느냐다. 현재 쌍용건설이 진행 중인 주요 해외 사업장은 모두 두바이에 위치한다. ▲키파프 개발사업(3689억 원) ▲크릭워터(3148억 원) ▲이머시브 타워(3191억 원) ▲키파프 디벨롭먼트 초기공사(3533억 원) 등 도급액 3000억 원대의 대형 일반건축 프로젝트가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올해 초 두바이 국영 부동산 개발사 WASL이 발주한 '애비뉴 파크 타워' 프로젝트와 적도기니 건축공사 수주가 더해지며, 연초부터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두바이 편중은 우연이 아니다. 쌍용건설은 2015년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돼 회생절차를 종결시킨 이후 10년 가까이 두바이를 사실상의 모항(母港)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2022년 12월 글로벌세아가 ICD로부터 지분 9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이듬해 잔여 지분까지 모두 흡수해 사실상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최대주주가 두바이 국부펀드에서 한국의 의류제조 기반 그룹으로 바뀐 상황에서, 두바이 발주처와의 관계가 종전과 같은 밀도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두바이 파이프라인은 ICD 시절 축적된 관계 자산의 후행 효과"라며 "글로벌세아 체제에서 두바이 외 지역의 새로운 발주처를 얼마나 빨리 다변화하느냐가 향후 3~5년의 성장 곡선을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세아 시너지의 정체는 무엇인가. 답은 모기업 세아상역의 해외 생산거점에 있다. 세아상역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니카라과, 아이티 등 중미·동남아 전역에 의류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세계적인 OEM 의류 수출기업이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을 인수했을 때 시장이 '이종산업 결합'에 주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아상역의 생산거점이 곧 쌍용건설의 잠재 발주처가 되는 구조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싱가포르·두바이·적도기니를 중심축으로 두고 중미 지역을 신규 시장으로 발굴하고 있다. 적도기니 건축공사 수주는 그 첫 결실로 해석된다. 김인수 대표가 단독대표 체제로 출범한 이후, 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발주처 동반 진출' 전략에 한층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국내 사업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ASML 화성 캠퍼스 준공을 비롯해 대형 리모델링·호텔 복구공사 수주가 이어졌고, 올해는 전국 약 6000가구의 신규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토목 부문에서는 남부내륙철도 수주를 시작으로 외형 확대에 나섰으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시공능력평가는 2022년 33위까지 추락한 뒤 2025년 23위까지 회복했다. 톱20 재진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쌍용건설이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첫째는 '지역 편중'이다. 해외 매출의 절대다수가 두바이에서 발생하는 구조는 그 자체로 지정학적 리스크다. 중동발 분쟁이 격화될 경우 단일 지역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일수록 충격은 정면으로 들어온다. 올해 들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가 중동발 부진으로 70% 이상 급감한 사실은 이 같은 위험이 가설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준다.

둘째는 '국내 미수금'이다. 해외 현장의 수익성은 회복됐지만, 지방 주택사업의 미수금이 변수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영업이익률 3.6%라는 숫자는 아직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자랑하는 글로벌 톱티어 건설사와는 거리가 있다.

셋째는 '신용등급 이원화'다. HUG에서는 AAA를 받았지만, 민간 신용평가사의 회사채 등급은 여전히 'BBB(부정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회사채 시장에서의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KIS·한기평 등 민간 신평사 등급의 실질적 상향이 추가로 필요하다.

쌍용건설의 4년은 '회복'의 시간이었다. 부도 위기에서 흑자전환으로,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에서 3.6%로, A+ 등급에서 AAA로, 시공능력 33위에서 23위로 올라섰다. 그 회복의 8할은 두바이가 만들어줬다.

이제 시장이 묻고 있는 것은 '회복 그 다음'이다. 두바이 이후의 시장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그룹 의류공장이라는 한정된 발주 파이프라인을 어떻게 일반 민간·공공 발주처로 확장할 것인가, 그리고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어떻게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것인가.

쌍용건설은 16일까지 2026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를 접수받고 있다. 8개 부문 30여 명 규모다. 국내 건설업계 전체가 폐업과 구조조정의 한파에 떨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채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은 회사가 그리는 성장 곡선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다.

회복의 단계는 지났다. 이제 쌍용건설에 필요한 것은 '글로벌세아 시너지'라는 추상적 슬로건이 아니라, 두바이 너머의 두 번째·세 번째 거점을 만들어내는 구체적 실행이다. 글로벌세아 편입 4년차, 쌍용건설이 진짜 시험대에 오르는 시간이 도래했다.

 

[폴리뉴스 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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