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마이웨이와 방파제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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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마이웨이와 방파제 역할론

일요시사 2026-06-15 14:39: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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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송언석 전 원내대표는 임기 10일을 앞두고 사퇴했고, 신임 원내대표에 3선 중진인 정점식 의원이 선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승리한 서울시장 선거까지 포함한 전체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장 대표가 수행하는 방파제 역할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당에도 새 출발이 필요하다”면서 임기 10일을 남겨둔 지난 5일 전격 사퇴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선거를 진행했다. 원내대표 선거는 원래 지난 9일 예정됐다가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는 일부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하루 연기된 지난 10일 진행됐다.

원내대표
기습 선거

특히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성일종 의원은 “지도부가 기습적으로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발표했다”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송 전 원내대표의 사퇴를 놓고 “구 친윤(친 윤석열) 성향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원내대표 선거를 당초 지난 9일 시행하려 했던 것도 그 근거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새 원내대표로는 국민의힘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이 당선됐다. 정 원내대표는 송 전 원내대표와 같은 날 정책위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과 함께 결선에 진출했고, 결선에서 총 103표 중 55표를 얻어 당선됐다. 성 의원은 3위를 기록해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정 원내대표의 당선은 이미 많은 사람에게 예측됐던 바 있다. 정 원내대표가 ‘원조 친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구 친윤계 신임 원내대표를 배출해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사실상 레임덕 상태에 접어든 장동혁 대표를 대신하려는 것 아니냐”는 예상을 내놓고 있었다.

물론 정 원내대표는 이런 시각을 부인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우리는 계파도, 분열도, 대립도 있을 수 없다”며 “오직 민심을 받드는 하나의 국민의힘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세력의 목소리에 결코 휘둘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자신이 ‘원조 친윤’이라는 평가를 듣는 것과 관련해 “그런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며 “친윤이라는 계파 자체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는 그렇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불식될 수 있도록 원내·당 운영에 적극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장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의 힘은 결국 의원들의 중의를 모은 집단지성에서 발휘된다고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중진 의원들의 말씀도 소중히 들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원내대표에 출마했던 의원들은 모두 장 대표의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장 대표의 리더십 상실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이 동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장 대표가 다 털고, 국민의 입장에서 뭘 해주길 바라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도 “선거를 통해 보여준 민심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미세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사퇴하면 전당대회가 개최될 때까지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 전환 등에는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면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을 했다.

송언석 사퇴 후 정점식 원내대표 선출…장 거취론 부상
비대위 전환엔 미묘한 온도 차…구 친윤 이해관계 주목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대위 전환 등을 막는 것을 전제로 송 전 원내대표를 매개로 구 친윤계와 장 대표 사이에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패배는 지난 2024년 총선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3연패한 상황이라는 점도 민감하게 작용한다. 지난 2016년 총선 이후 기준으로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만 승리하고 나머지는 전패했다.

따라서 장 대표 사퇴 및 비대위 전환에 소극적인 국민의힘의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전국 확장성이 무너질수록 역설적으로 당내 잔존 권력이 영남 기반 세력에 더 집중된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때문에 “비대위 전환 등 변혁 시도는 구 친윤계의 이해관계와 상반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구 친윤계 입장에서는 수도권·중도 확장성을 상징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거 승리로 5선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이 향후 대권을 염두에 두고 대리인 파견 등 형식으로 전당대회에 개입해 수도권·중도·개혁 성향 보수를 결집시킨다면, 구 친윤계의 당권 장악 구도는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변혁을 막으려면 장 대표는 사퇴하지 않고 최대한 버텨야 한다. 이 지점에서 장 대표는 단순한 당 대표가 아니라, 오세훈발 수도권 확장론과 비대위 전환 요구를 앞에서 막아서는 방파제 역할을 하게 된다.

정치학에서는 정당 내부의 특정 파벌이 당의 의사결정 기구와 공천권을 장악한 후 정당 고유의 목표인 외연 확장 및 선거 승리보다 파벌의 내부 권력 독점을 최우선시하는 현상을 ‘정당 포획’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 정당은 전체 유권자의 민심을 반영하는 정당 본연의 기능보다 특정 파벌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다.

주류 파벌이 선거 패배를 감수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필연적으로 중도층을 포섭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주류 파벌은 다른 파벌 혹은 외부 개혁 세력과 당내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 선거에 승리할수록 파벌이 당내에서 누릴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이 감소하는 것이다.

반대로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일정한 몫이 보장되고, 당권을 완전히 독점할 수 있다면 파벌이 취할 수 있는 내적 이익은 극대화된다. 따라서 당의 체급과 파벌의 지분율이 반비례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되면 주류 파벌은 축소 균형을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작아진 당
커진 지분

예를 들어, 특정 정당이 국회 150석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뒀을 때 주류 파벌의 지분율이 30%에 머무른다면 그들이 차지할 지분은 45석이다. 반대로 패배해서 80석을 차지하는 데 머무르더라도 당내 지분을 80% 차지하고 있다면, 주류 파벌은 64석을 차지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 친윤계는 영남·강원 등 보수 정서가 강한 지역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 당이 수도권·중도 공략에 실패해 기반을 잃을수록 이들의 국회 내 지분은 더욱 비대해진다. 패배 자체의 책임은 수도권·중도 공략에 나섰던 수도권 기반 보수 세력에게 전가될 수 있다.

따라서 장 대표가 최근 오 시장의 아슬아슬한 당선 과정을 알면서도 재선거를 주장하는 맥락은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최근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해법으로 전국 단위 재선거를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장 선거도 다시 해야 한다. 장 대표는 쐐기를 박듯이 “서울시장 선거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재선거 실시 특별법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오 시장이 재선거를 요구하려면 사퇴부터 해야 하는데, 사퇴하면 재출마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이미 오 시장이 3연속 연임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재선거 요구는 결국 오 시장에게 ‘당신은 빠지고 다른 후보로 다시 선거를 치르자’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반박했다.

장 대표의 주장을 두고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혁신 선대위 설치를 요구하면서 장 대표의 유세 지원을 사실상 거부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오 시장의 대권·당권 도전을 막기 위해 장 대표를 앞세우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통상 정당의 주인은 당원과 지지자라고 한다. 대의민주주의는 정당 운영과 관련해서도 중요한 이치로 작용한다. 따라서 당 지도부·주류 파벌·국회의원도 당원의 대리인이다. 당원이 원하는 것은 선거 승리와 정권 획득이다.

그런데 주류 파벌은 공천 시스템과 당헌·당규 제정권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정보·제도의 비대칭성을 활용해 선거 승리보다 계파 소속 의원의 대거 당선에 집중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종의 도덕적 해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포획된 정당
뒤집힌 공식

어떤 조직이든 비대화·관료화되면, 그 조직을 이끄는 소수의 지도부는 조직 본연의 목적인 정권 창출보다 지도부의 지위와 권력 유지를 최우선 목적으로 삼는다. 이 현상을 일컬어 정치학자 로버트 미헬스는 ‘과두제의 철칙’이라고 규정했다.

정당 자체가 주류 파벌과 지도부에 포획되는 상황은 과두제의 철칙이 정당 내부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해당한다. 파벌 지도부의 안위가 정당의 존립보다 우선시되는 것이 정상적인 정치적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당내 자원 배분의 관점에서도 주류 파벌은 불필요하게 큰 연합을 원하지 않는다. 장 대표가 물러나 비대위가 출범하면, 오 시장 등 수도권·중도·개혁 보수 세력이 당 지도부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구 친윤계의 관점에서는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럽게 큰 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차기 당권 ▲차기 총선 공천권 ▲대권 구도 등 한정된 자원을 외부 세력과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구 친윤계와 영남·강원권의 상관관계는 경제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구 친윤계에게 영남·강원권은 일종의 정치적 부동산이라고 볼 수 있다. 구 친윤계가 영남·강원권에서의 기반을 토대로 국민의힘을 장악해 정당 내부의 이익을 독점하려는 현상은 지대 추구라고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이 궤멸할수록 그들의 정치적 부동산 가치는 커진다. 비대위 전환 등 변혁 시도는 정치적 부동산의 가치를 낮춘다. 이는 구 친윤계를 향한 적대적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물러나는 것은 구 친윤계의 이익과 어긋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정 파벌이 여론의 비판을 최소화하면서 당의 이익을 온전히 누리려면, 적절한 방파제가 필요하다.

전국 확장성 무너질수록 영남권 지분 커지는 역설
재선거론 앞세운 이유가…오세훈 견제용 방패막이?

이는 미국의 정치학자 조지 체벨리스가 주장한 ‘거부권 행사자 이론’과도 맞물린다. 이에 따르면, 제도나 정책이 바뀌려면 반드시 동의해야 하는 개인 또는 집단이 존재한다. 이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변화는 멈춘다.

국민의힘 내부에 적용하면, 장 대표와 최고위는 비대위 전환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거부권 행사자에 가깝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도부가 붕괴되려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해야 한다.

하지만 신동욱·김재원·김민수·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 중 우 최고위원만 지도부 전원 사퇴를 주장했다. 아울러 신동욱·김재원·김민수 최고위원의 사퇴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따라서 장 대표는 앞으로도 제도적 거부권 행사자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장 대표가 실질적 권력을 온전히 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구 친윤계가 비대위 전환 가능성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장 대표는 선거 패배 이후 사실상 구 친윤계에 포획돼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야 할 수도 있다. 당 대표직을 유지하려면 구 친윤계의 정무적 비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가 지방선거 재선거를 주장하는 이유가 의심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 시장의 영향력이 당내 의사 기구에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면 비대위 전환부터 막아야 한다. 장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고 최고위가 유지되는 한, 비대위 전환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진다.

제도 변화는 변혁파의 선호 공간과 주류 파벌의 선호 공간 사이에 교집합이 있어야 가능하다. 장 대표는 이미 사퇴 거부라는 사안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다. 따라서 교집합은 좁아졌다. 비대위 전환 가능성도 낮아졌다. 장 대표는 정치적 방파제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과 위협이 커질 때, 과두정을 형성한 핵심 세력은 권력을 보호하기 위해 제도적 완충재를 전면에 배치한다. 이미 구 친윤계는 당내 영향력이 현저히 낮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대선후보로 옹립했던 경험이 있다. 영향력이 낮거나 차츰 고갈될수록 이상적인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방파제의 역할은 중심 권력이 아니라 외부 충격을 앞에서 흡수하는 위치에 있음을 뜻한다. 8세기 무렵 이슬람권에서 크게 흥했던 왕조는 우마이야 왕조였다. 이들은 대군을 일으켜 동로마 제국의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침공했다. 동로마 제국의 레온 3세는 이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그러자 유럽 각국에서는 이를 크게 축하했다. 동로마 제국에 축하 사절을 보냈던 나라 중에는 동로마 제국의 숙적인 불가리아 제1제국도 있었다. 그 이유는 발칸반도에 위치했던 동로마 제국이 지정학적 위치상 이슬람의 침공을 방어하는 유럽 전역의 방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장 대표의 위치도 이와 비슷하게 읽힐 수 있다. 그는 더 이상 국민의힘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강한 대표라기보다 ▲선거 참패 책임론 ▲비대위 전환 요구 ▲오세훈발 수도권 확장론 등을 앞에서 흡수하는 방어선에 가깝다.

꽉 막힌
변화의 길

장 대표가 승리한 선거까지 포함해 재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분명히 ‘기이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이한 선택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장 대표가 맡게 된 역할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구 친윤계는 지방선거 패배를 통해 ‘장동혁’이라는 방파제를 얻었다. 그 방파제는 언제까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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