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 7년 차를 맞으며 금융권 디지털 신사업도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그간 샌드박스가 새로운 서비스의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면, 이제는 지정 이후 실제 서비스 출시와 시장 안착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2분기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정기 신청을 받는다고 15일 밝혔다. 오는 30일까지 접수된 신청서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규제 안에서 출시가 어려운 서비스를 일정 기간 시험하는 제도다. 금융사는 이를 통해 신사업을 검증하고, 당국은 실증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을 모색한다.
이번 공고는 금융권의 디지털 신사업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근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모두 AI와 데이터 활용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는 만큼, 샌드박스가 관련 서비스의 실증과 사업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을 끈다.
핀테크 실험장서 AI 금융 관문으로
AI는 고객 상담, 상품 추천은 물론 신용평가와 보험심사, 이상거래 탐지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복잡한 금융 규제로 인해 서비스 도입이 쉽지 않은 만큼, 샌드박스는 기술적 실증을 거쳐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기 위한 핵심 관문 역할을 한다.
금융당국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생성형 AI 모델 변경 절차를 간소화했다. 모델 업데이트가 잦은 AI 특성을 고려해, 과도한 심사 절차로 인한 서비스 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는 기술 도입 속도와 규제 적용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샌드박스 도입 이후 누적 지정 건수는 1072건, 이 중 실제 서비스 출시 건수는 445건이다. 양적 성장이 확인된 만큼 이제는 서비스의 질적 성장이 과제다. 규제 특례는 사업 성공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닌 시험 기간일 뿐이라는 측면에서다. 기간 내 소비자 수요와 수익성, 보안성 및 소비자 보호 체계를 입증해 제도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AI 서비스는 편의성을 넘어 개인정보 보호와 알고리즘 편향, 금융사고 책임 소재 등 엄격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이번 신청에서도 AI와 데이터 결합, 비대면 인증, 금융사기 예방 등 서비스 고도화 과제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샌드박스는 규제를 피하는 장치가 아니라, 규제 안에서 새로운 기술을 검증하는 제도”라며 “이제는 지정 건수보다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소비자 편익 창출 여부가 실질적 평가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