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이재명-정청래 정면충돌…결국은 공천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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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이재명-정청래 정면충돌…결국은 공천 전쟁이다

투데이신문 2026-06-15 13:11: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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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6.3 지방선거에서 12대 4의 승리를 거두었지만 ‘사실상 졌다’는 평가가 확산하면서 그 책임을 놓고 당청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임에도 지난 13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현실이 없는 이상주의자는 해결책 없는 편 가르기에 집중하는 무능한 선동가가 된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지적한 ‘무능한 선동가’를 정청래 대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현직 대통령이 집권여당 대표를 최대치로 비난한 것이라고 보입니다.

서울 등 핵심 승부처에서 패배한 6·3 지방선거 결과에도 정청래 대표가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며 적반하장식 반응을 내놓자 이 대통령이 그것에 정면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는 것이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9일 청와대가 이 대통령 순방 환송 행사에 정 대표를 부르지 않은 것에 이어 이 대통령이 직접 여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당청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사실 정청래 대표가 선거 뒤 던진 ‘권력은 짧다’라는 말은 권력자를 지칭하는 말이고 현직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저주에 가깝습니다. ‘지금 당신이 힘이 있지만 그 힘은 오래 가지 못하고 짧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로도 읽힙니다.

또한 국민은 곧 당원이고 민주당은 1인 1표제로 바뀌었기 때문에(민주당은 지난 2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규정은 1인1표제로 바꿨고 최근에는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통해 시도당·전국위원장 선거로까지 확대했다) 대통령이 바깥에서 아무리 압박해봐야 당은 우리(정청래)가 잡고 있다는 걸 은근히 과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언젠간 물러날 텐데 당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라는 일종의 ‘협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정 대표 발언 직후 청와대 내부에선 격앙된 분위기가 역력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처음에는 공개 대응을 하지 않아 참모들도 신중 모드로 일관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정 대표를 겨냥한 글을 남기면서 청와대 참모들도 일제히 ‘공격’에 합세한 모양새입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연상케 합니다.

정 대표가 이렇게까지 현직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한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를 둘러싼 친문진영의 정치적 생존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 대표가 총대를 메고 이 대통령을 들이받은 것입니다. 지금 정 대표의 손에는 장외 유시민 김어준 등의 사활과 당내 ‘친청계’ 의원들의 공천 목숨까지 쥐어져 있습니다. 본인이 싫든 좋든 친문진영의 이익을 공개적으로 대변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선거 뒤 ‘이기고도 진 선거’에 대해 그 책임론을 두고 상당히 시달렸습니다. 사실 정 대표로서는 억울했을 것입니다. 이번 패배 책임론이 자신에게로만 쏠리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쾌한 감정을 여러 번 드러낸 것으로 알려집니다.

민주당 당직자 출신의 한 스피커는 이에 대해 “이번에 공교롭게도 민주당이 졌다고 평가받는 중요 선거지인 서울시장과 평택을, 부산북갑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찍었거나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라면서 “정 대표 본인은 지방선거 전체 승리를 견인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시장과 재보궐선거 주요지역 패배는 이 대통령 책임이라는 시각이 강한 것 같다. 정 대표를 비롯한 친문진영에서는 이 대통령이 중요 고비마다 본인에게 쏠리는 책임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정치 스타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안다. 이번에도 양측간의 그런 시각차가 공개 갈등으로 표출된 측면이 있다, 정 대표는 여전히 이 대통령이 자신을 콕 찍어 책임론을 뒤집어씌우는 것에 대해 상당히 격앙돼 있다고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책임 논란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관계가 사실상 끝난 것으로 간주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는 정청래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친문진영 관계도 사실상의 종언을 의미합니다.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2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월 24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주변에서는 정 대표의 전당대회 연임 출마를 반대하고 있지만 정 대표는 연임 도전에 강한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정 대표가 이렇게까지 무리하는 것은 이 대통령과의 ‘정치적 궁합’이 좋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이번에 불명예 퇴진하게 되면 향후 정치적 미래도 불투명하다는 위기의식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출마해 떨어지는 게 차라리 정치적 재기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이후 친명-친문 밀월 관계는 조국의 낙마와 함께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일각에서는 분당론까지 나올 정도로 양측의 감정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져 거의 회복불능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양측 관계가 이렇게까지 급격하게 붕괴될지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평택을의 경우 민주당 귀책사유로 재보궐 요인이 발생했기 때문에 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조국의 국회 입성을 용인해주는 조건부 연대로 갔으면 양측 관계는 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명계로서는 여권의 대권 구도가 조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조국이 국회에 입성할 경우 검찰개혁이나 그밖의 개혁과제를 고리로 친문 강경파가 다시 결집할 가능성이 있고 자연스럽게 여권 내 정치적 무게중심도 친명계에서 친문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결국 이는 단순히 조국 개인의 정치적 부활 문제가 아니라 차기 대권 경쟁 구도와 당내 주도권 재편 문제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앞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대통령으로서는, 검찰 개혁 과정에서 강경파들이 모인 친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친명계가 위축되는 걸 지켜보면서 자신의 다른 개혁 과제마저 영향을 강하게 미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이다. 여당의 강력한 지원 없이는 대통령의 개혁도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서 이 대통령이 뭔가 작심하고 이번 당청 전투에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국토대전환 관련 광역단체장 당선자 간담회를 열고 당선인들과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15일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국토대전환 관련 광역단체장 당선자 간담회를 열고 당선인들과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런데 이런 현직 대통령의 위기의식은 비단 이 대통령만 느낀 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역대 대통령들 역시 대부분 집권 중반 이후 당내 권력 재편 움직임과 차기 주자들의 부상을 경험했습니다. 그 결과 당을 장악하거나 최소한의 견제와 통제가 가능한 정치적 기반을 유지해야 국정 운영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체득했습니다.

이번 당청 갈등은 결국 누가 당을 장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국정 주도권과 차기 권력 구도를 둘러싼 생존 경쟁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여권의 내홍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청래 대표 ‘직계’로 통하는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15일 김어준 뉴스공장에 출연해 여러 가지 발언을 했습니다. 그 핵심 가운데 하나는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을 분석할 때 당 외부 사안도 고려를 해야 한다며 김민석 총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선거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도중에 김민석 총리의 당권 도전설이 흘러나오면서 상황이 더욱 꼬였다는 것입니다. 언론에서 김민석 당권 도전이 정청래와의 라이벌 구도로 집중 보도하면서 여권 내 권력충돌이 표면화됐고 그것이 선거 패배로 이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이라는 문제의식입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 책임론과는 정면으로 위배되는 발언입니다. 여론조사 지표로도 증명되지 않는 ‘정치적 공세’로도 비쳐집니다. 친명계와 친문계가 선거 뒤 볼썽사나운 책임 전가를 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 만세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인사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전당대회 당권과 다음 총선 공천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일련의 권력싸움이 국민들의 ‘2028 총선 채점표’에 차곡차곡 누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으로서는 집권세력의 책임을 온전히 다하지 못하고 권력투쟁에만 빠져있다는 단순한 프레임에서 헤어나오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현재 여권에서 펼쳐지는 선거 패배 책임론은 명분일 뿐입니다. 지금 여권 내부에서 벌어지는 싸움의 본질은 결국 2028년 총선 공천권과 차기 권력 지형을 둘러싼 생존 경쟁입니다. 

이 외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내란 청산 이슈가 사실상 증발해버린 것입니다. 이는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철저하게 그 과오를 청산하는 정치세력으로 적합한지 그 효용성과 존재이유에 대해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치명적입니다.

민주당은 지금 전당대회를 앞두고 죽기살기식 계파 싸움을 하고 있지만 그 와중에 당 정체성과 역사의식도 재점검해봐야 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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