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빅3’ 생명보험회사인 삼성·교보·한화생명이 최근 보험사 인수전에 나서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대형 생보 3사가 공통 인수 행보를 보인 건 이례적이다.
인수 대상 매물은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이다. 두 보험사 모두 오랜 매각 시도에 비해 주인 찾기에 실패해 왔으나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주요 메리트다.
일각에선 두 매각 건이 성사되길 바라는 정부에서 입김을 낸 결과 이뤄진 행보란 시선이 있다. 다만 이는 동종업계 매물에 대해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행보로도 풀이된다.
인수 물망 오른 KDB생명·예별손보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투자금융지주, 태광그룹과 함께 대형 생보 3사를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했다.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으로 해당 내용은 5일 각사에 통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KDB생명에 대한 인수의향서 제출로 숏리스트 명단에 오른 5개사들은 모두 예비실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이들은 예비실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입찰에 참여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최종 입찰 단계인 본입찰은 오는 7-8월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인수 흥행이 어려울 거라 점쳐진 예별손보도 기대와 달리 주목됐다. 예별손보에도 한국금융지주와 태광그룹은 물론 생보 3사가 재공고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금보험공사가 주관하는 인수전은 흥행이라 말할 만한 구색을 갖췄다.
KDB생명·예별손보 7번째 매각 도전
KDB생명은 매물에 오른 역사가 깊다. 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인수해 2014년 첫 매각 시도에 나섰으나 그간 KDB생명은 6번의 고배를 마셨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까진 두 차례 오르긴 했으나 대주주 이슈와 추가 자금 부담 문제로 협상은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2024년 MBK파트너스 인수 추진이 불발된 이래 올해는 7번째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 5000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올해에도 산은은 추가로 3000억-5000억원 증자를 검토하는 걸로 알려졌다. 업계 관심이 높아지게 된 배경이다.
예별손보는 KDB생명보다 단기간 매각 시도가 좌초된 아픔이 있다. 지난 2022년 전신인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래 지난달까지 6차례 매각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지난 2024년 메리츠화재가 우협으로 선정됐지만 이는 당시 노조 반발에 끝내 무산됐다.
올해에도 예비입찰에 참여한 3개사 중 한투지주만 단독으로 본입찰에 나서면서 유찰에 따른 매각 불발이 우려됐지만 재공고가 ‘신의 한 수’였다. 예보 역시 산은처럼 지원 규모를 최대 1조2000억원까지 키울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재매각 절차 결과 같은 복수의 후보군이 올랐다.
대형 생보 3사 인수 가능성 낮나
후보 중에 한국금융과 태광그룹은 기대효과가 비교적 뚜렷해 보인다. 한국금융은 보험 계열사가 없어 관련 라이선스 확보를 위해 인수가 필요하다면 태광그룹은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로 생·손보사를 고루 두고 있지만 자본 증대를 위한 카드로 인수가 거론된다.
이와 달리 빅3 생보사로선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업계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 됐다. 보험사 매각 흥행을 위해 당국이 빅3 생보사에 언질을 줬을 거란 추정이 나오기도 하고 단순히 시장에 나온 매물을 확인하는 정도라는 시각도 있었다.
실제로 빅3는 이미 동일 사업을 하고 있는 데다 건전성이 문제인 상황도 아니다. 인수 과정에 참여했어도 그 의지가 크지 않다고 여겨지는 배경이다. 교보생명의 경우 예별손보 인수전 참여는 기존에 없던 손보사 확보를 위한 목적일 수 있으나 인수 가능성은 없다는 평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교보생명이 적극 인수에 나서는 듯 보이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라며 “실제로 회사를 인수하기에는 내부적으로도 실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라고 답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빅3로선) 시장에 매물들이 있으니 보는 정도 같긴 하다”라며 “(KDB생명은) 10년 이상 매물로 나와 있던 곳인데 새로울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는 반면 가격이 괜찮으면 포트폴리오를 갖고 올 수 있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별손보보다는 KDB생명이 생보사라는 점에서 인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KDB생명은 사이즈는 작지만 10여년 만에 나온 생보 매물이고 영업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도 있어 실사 정도는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의도가 있었을 거라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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