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 타결 직전까지 기싸움…이란이 자정 넘기길 기다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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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상 타결 직전까지 기싸움…이란이 자정 넘기길 기다린 이유

위키트리 2026-06-15 09: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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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이 106일간 이어진 전쟁을 끝내는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양측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협상 자체는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발표 시점을 놓고 벌어진 줄다리기가 끝까지 이어진 것이다.

미국과 이란 자료사진. / Matrix_3x-shutterstock.com

뉴욕타임스(NYT)는 14일(이하 현지시각) 이란 고위 관료 2명을 인용해 이란이 의도적으로 최종 승인 시점을 늦췄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테헤란 시간 기준으로 14일이 완전히 지나갈 때까지 합의를 최종 확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0세 생일인 14일에 맞춰 역사적 합의가 발표되는 상황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생일 당일인 14일 종전 합의가 발표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란은 막판까지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결을 발표한 시각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5시 29분이었다. 반면 이 시각은 이란 테헤란 기준으로는 이미 15일 오전 1시였다. NYT는 미국과 이란이 7시간 30분 시차를 이용해 각자 원하는 날짜에 협정이 체결된 것처럼 해석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공습에 흔들린 협상판

협상은 타결 직전 예상치 못한 변수도 맞았다. 14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을 공습하면서 협상판이 한때 크게 흔들린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드론 3대를 자국 영공으로 침투시켰다며 대응 차원에서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공습으로 사상자가 발생하자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휴전 정신을 위반한 행위라고 규정하며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쯤 서명했어야 했는데 공격 때문에 몇 시간 지연됐다"고 말했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서는 "왜 그런 공격을 했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국을 통해 이란 측에 자제를 요청했고 이후 이란이 보복 공격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자칫하면 막판 협상 전체가 무산될 수 있었던 위기였다.

파키스탄·카타르가 살린 15시간 마라톤 협상

협상이 결국 성사된 배경에는 파키스탄과 카타르의 중재 노력이 있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국영방송 인터뷰에서 카타르의 중재 아래 약 15시간 동안 이어진 집중 협상 끝에 양측이 최종 합의 초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중재 역할을 맡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직접 협상 타결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중재국들은 이스라엘 공습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밤새 양측 대표단과 접촉하며 협상판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화상회의와 비공개 접촉이 연이어 진행됐고 최종 문안 조정도 새벽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캡처

트럼프 "협정 완료"...호르무즈 해협도 다시 열린다

극적인 타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협상 완료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협정이 이제 완료됐다. 모두 축하한다"고 적었다.

이어 미국 해군의 해상 봉쇄 해제를 승인하고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항행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기간 국제 에너지 시장의 최대 불안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합의 서명이 이뤄지는 즉시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며 "석유는 다시 중동과 전 세계를 향해 흐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수많은 미국 대통령들이 이란과 평화를 이루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마침내 이 지역 지도자들은 진정한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대통령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만든 이미지

푸틴과 통화하며 협상 상황 공유

협상 타결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약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문제와 함께 미국·이란 종전 협상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고 푸틴 대통령은 중동 지역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진전이라며 환영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스위스 서명식…진짜 협상은 이제 시작

미국과 이란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지 106일 만이다.

다만 외신들은 이번 합의가 전쟁 종결의 마침표라기보다 새로운 협상의 출발선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양측은 향후 60일 동안 이란 핵 프로그램 처리 방안과 고농축 우라늄 관리 문제, 제재 완화 범위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란은 경제 제재 해제와 국제 금융망 복귀를 핵심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협정 체결 직전에도 이스라엘의 공습 한 번으로 전체 협상판이 흔들렸던 만큼 앞으로도 수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YT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발표 시점 신경전 자체가 양측의 깊은 불신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유튜브, K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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