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라소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승후보’ 독일에 1-7로 졌다. 독일은 카이 하베르츠의 멀티골을 비롯해 7골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경기 초반 가장 큰 함성은 퀴라소의 골 장면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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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에는 월드컵 데뷔전에 나선 퀴라소가 세계 최강 독일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밀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퀴라소는 전반 6분 펠릭스 은메차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하지만 퀴라소는 전반 21분 반격에 성공했다. 리바노 코메넨시아가 페널티 지역 중앙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한 것이 독일 수비수 요주아 키미히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퀴라소의 월드컵 역사상 첫 골이었다. 첫 본선, 첫 경기, 첫 유효슈팅이 곧바로 첫 득점으로 이어진 순간이었다. 관중석에 있던 퀴라소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선수들도 서로를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스코어는 1-1. 잠시나마 월드컵 첫 출전한 퀴라소가 4차례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후 이변은 없었다. 퀴라소는 독일에 6골을 내주면서 완패했다. 하지만 퀴라소는 월드컵 진출 자체가 이미 이변이었다. 네덜란드령 카리브해에 위치한 퀴라소는 인구가 약 15만8000명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 본선 진출국 가운데 가장 인구가 적은 나라다. 그런 팀이 독일을 상대로 월드컵 첫 골을 기록한 장면은 엄청난 울림을 남겼다.
벤치에는 특별한 인물이 있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경기로 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감독이 됐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지휘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던 그는 20년 만에 다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섰다. 킥오프 전 감격에 젖어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중계 화면에 잡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건 수치가 아니다”며 “우리는 여전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눈물에 대해 “퀴라소 사람들의 기쁨과 관련된 감정이었다”며 “국민들의 기쁨은 정말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퀴라소 선수들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공격수 켄지 고레는 “월드컵에 왔다는 역사와 첫 골을 넣었다는 감정이 있다”며 “세계 최고의 팀은 우리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고 했다. 독일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퀴라소는 매우 용감하게 경기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퀴라소는 앞으로 에콰도르, 코트디부아르와 조별리그 남은 경기를 치른다. 첫 경기는 대패였지만, 퀴라소는 이미 세계 무대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겼다. 독일전 스코어는 1-7이었지만 퀴라소 사람들에게 더 오래 남을 숫자는 바로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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