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연기금, 퇴직연금 시장 첫 진출…공공기관부터 '기금형'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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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연기금, 퇴직연금 시장 첫 진출…공공기관부터 '기금형' 도입

나남뉴스 2026-06-15 06:14: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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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의 만성적인 저수익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공적 연기금이 직접 운용에 나서는 방안이 추진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민간 금융업계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기금형 퇴직연금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공공기관 종사자를 우선 대상으로 삼는 개방형 모델을 마련했다.

고용노동부와 노동계·경영계로 구성된 퇴직연금 기능 강화 태스크포스에서 최근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 개인과 기업 단위로 분산된 퇴직연금 자산을 통합해 전문 운용 조직이 관리하는 기금형 제도를 전면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세부 설계 작업은 오는 7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은 연내 국회 제출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1천61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의 시장 참여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탁월한 수익 창출 역량이 국민 노후 보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기존 시장을 장악해 온 은행·증권·보험사들의 강경한 반대가 맞섰다.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인 푸른씨앗을 담당해 온 근로복지공단 역시 관할권 잠식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 전체 사업장의 0.2%에 불과한 공공기관으로 시장 진입 마찰 최소화

이러한 갈등 구조를 우회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이 선택한 전략은 공공기관 임직원 전용 기금이다. 국내 1인 이상 고용 사업장 186만개 가운데 공공기관은 342곳으로 비중이 0.2%에 머문다. 민간 금융사의 영업 영역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합의와 입법 과정의 진통을 줄이려는 포석이다.

건강보험공단 등 다수의 대형 공공기관은 아직 구(舊)퇴직금 제도를 운영 중이어서, 법 개정 시 이들의 전환 수요만으로도 초기 규모 확보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호주의 퍼블릭섹터펀드처럼 공공부문 종사자 대상 비영리 퇴직연금 기금이 장기 고수익으로 신뢰를 쌓은 뒤 영역을 넓혀 간 해외 사례도 참고 모델로 거론된다.

◇ 수익률 3배 차이…저비용·고수익 구조로의 대전환 기대

공적 연기금의 퇴직연금 참여 논의가 급물살을 탄 배경에는 현행 계약형 제도의 뚜렷한 한계가 있다. 2025년 현재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천억원을 넘어섰으나, 전체의 75.4%인 378조1천억원이 연 3% 수준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돼 있다. 절반에 가까운 가입자가 물가 상승률을 겨우 웃도는 연 2%대 수익에 그치는 실정이다.

같은 해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 6.47%는 증시 호조 속에 18.80%를 기록한 국민연금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비용 부담률도 민간 퇴직연금 0.336%에 비해 국민연금은 0.089%로 약 3.5배 저렴하다. 대규모 자금을 통합 운용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수료는 절감하고 수익은 끌어올리는 구조 전환이 가능해진다.

◇ 기초·국민·퇴직연금 통합 상담 서비스 구현

국민연금공단은 가입 접수부터 기금운용, 연금지급, 교육 및 공시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풀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자산배분 전략을 기반으로 하되 퇴직연금기금은 별도 계정으로 분리해 투명성을 확보한다.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사업에 합류하면 기초연금·국민연금·퇴직연금을 한 창구에서 연계 상담받는 다층 노후소득보장 원스톱 서비스가 현실화된다. 전국 40개 거점지사와 127명의 노후준비 전문 인력이 그대로 투입돼 국민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38년간 쌓아 온 세계 3위 규모의 기금운용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금형 제도의 조기 정착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에 경쟁 압력을 불어넣어 민간 운용사의 역량 향상까지 유도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그는 공공기관을 출발점으로 삼는 공적 연기금의 참여가 퇴직연금 시장 선진화와 실질적인 노후 소득 안정을 위한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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