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인프라 중심축이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중앙처리장치(CPU)로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데이터 연산과 통제를 책임지는 서버용 CPU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인베스팅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신 보고서에서 글로벌 서버 CPU의 전체 시장 규모(TAM)가 2025년에는 350억 달러(약 53조 원)에서 2030년에는 1700억 달러(약 258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BofA의 기존 전망치인 1250억 달러(약 190조 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BofA의 반도체 애널리스트 비벡 아리아는 "기존 생성형 AI는 단일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만, 에이전트 AI는 이메일 검색, 일정 등록, 코드 실행 등 복잡한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며 "이 과정에서 요구되는 연산은 순차적 처리 및 데이터 입출력(I/O) 성능이 중요하므로 CPU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인텔과 조지아 공대의 공동 연구에서도 AI 에이전트를 구동할 때 전체 지연 시간의 최대 88%가 CPU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이라고 밝혀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엔비디아의 GPU가 독점했던 AI 반도체 시장의 수혜는 전통의 'x86' 강자인 인텔, AMD, 그리고 Arm 기반 설계 기업들로 다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BofA는 또한 인텔의 투자 의견을 '언더퍼폼(매도)'에서 '매수'로 두 단계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96달러(약 14만 원)에서 135달러(약 20만 원)로 인상했다. 이는 인텔이 2030년까지 서버 CPU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400억 달러(약 6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AI 투자 패러다임이 단일 칩 경쟁을 지나 데이터센터 전체의 구조적 변화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GPU의 대체가 아닌 데이터센터 시장 전체의 확장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트워크, 전력 인프라와 함께 CPU가 AI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GPU가 AI 모델 학습의 핵심이라면, CPU는 AI가 산업 현장과 사무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토대 역할을 한다"고 언급하며, "AI 에이전트의 확산이 서버, 네트워크, 전력, 메모리, CPU를 모두 아우르는 2차 반도체 투자 사이클을 열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Copyright ⓒ 뉴스비전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