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맛과 향을 머금었다는데… 알고 보니 고난의 역사 지닌 한국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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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맛과 향을 머금었다는데… 알고 보니 고난의 역사 지닌 한국 과일

위키푸디 2026-06-14 20: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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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이나 뷔페 식당의 후식 코너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 법한 검붉은 열매가 있다. 딱딱한 껍질을 반으로 가르면 노란 젤리 같은 과육과 검은 씨앗이 가득 찬 과일인데, 새콤한 즙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어 인기가 높다.

대중에게는 '패션프루트'라는 이름으로 친숙하지만, 국내에서는 한 입 베어 물면 100가지 향이 입안에 퍼진다고 해서 '백향과'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6월 중순 무더위를 앞두고 가계 식탁에 청량함을 더해줄 이 오묘한 열매는 어떤 사연을 품고 있을까. 원산지인 남아메리카를 넘어 이제는 우리 땅에서 자라나 대중적인 열매로 자리 잡은 이 신비로운 존재의 정체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본다.

‘열정’이 아니라 ‘고난’의 꽃, 백향과의 유래와 특징

시계꽃과에 속하는 덩굴식물인 패션프루트는 이름 때문에 흔히 열정의 과일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이 이름에는 반전의 역사가 숨어 있다.

16세기 스페인 탐험가들이 남아메리카에서 이 식물을 처음 발견했을 때, 오묘하게 생긴 꽃 모양을 보고 예수의 수난을 떠올렸다. 꽃 중심의 세 암술은 십자가의 못, 주변 무늬는 가시 면류관과 닮았다고 여긴 것이다. 이 때문에 영어로 수난을 뜻하는 ‘패션(Passion)’이 이름으로 붙었다. 껍질 안에는 수많은 검은 씨가 들어있는데,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과 촉촉한 과육이 섞여 씹는 재미를 준다.

석류의 3배에 달하는 비타민

백향과는 미각을 자극하는 맛만큼이나 가계 성원들의 신체 피로를 달래줄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가장 주목할 성분은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C다.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진 석류보다 약 3배나 많은 양을 함유하고 있어 거칠어진 피부를 맑게 가꾸는 데 도움을 준다. 태아 성장에 필수적인 엽산이 많아 임산부에게 특히 좋으며,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을 원활하게 돕는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 눈이 침침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베타카로틴 성분도 풍부해 시력 보호와 안구 건조 증세 완화에도 좋다.

주름진 게 더 달다… 올바른 과일 고르는 법

백향과를 마트에서 사 올 때는 무조건 매끈하고 예쁜 것만 고르는 행동이 손해일 수 있다. 이 과일은 포도나 키위처럼 수확 후 일정 기간 익혀 먹는 후식 과일이기 때문이다.

처음 구입할 때는 색이 짙고 손으로 쥐었을 때 묵직하며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 만약 집에 가져와서 곧장 먹을 생각이라면 표면이 쭈글쭈글하게 주름진 것을 고르는 편이 좋다. 숙성이 진행될수록 신맛은 부드럽게 가라앉고 설탕을 뿌린 듯한 단맛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매끈한 과일을 샀다면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그늘에 2일에서 3일 정도 두었다가 만져보았을 때 껍질이 살짝 들어갈 때 먹으면 가장 달콤하다.

청부터 잼까지… 100% 즐기는 조리법과 주의 사항

새콤달콤한 맛 덕분에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때 고기나 생선 양념에 조금 섞어두면 특유의 누린내를 잡고 육질을 연하게 만드는 비결이 된다. 일상에서 간식으로 먹는 방법도 무척 쉽다.

생으로 먹을 때는 칼로 윗부분을 잘라낸 뒤 숟가락으로 과육을 파내어 먹으면 된다. 장기 보관하며 먹고 싶다면 과육과 설탕을 섞어 청으로 담그는 방식이 좋다. 물 500ml 기준 과육 2개 분량에 설탕 100g을 섞어 사흘간 보관하면 상큼한 청이 완성된다. 이를 탄산수에 타면 청량한 에이드가 된다. 약불에서 설탕과 함께 20분간 졸이면 달콤한 잼으로도 변신한다.

라텍스 성분에 민감한 체질이라면 섭취 후 살갗이 가렵거나 두드러기가 날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강한 산성을 띠고 있으므로 평소 위가 약한 사람은 아침 공기 분비물이 많을 때 먹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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