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이민 억제 발의안 '국민 심판대'서 고배 마실 듯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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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이민 억제 발의안 '국민 심판대'서 고배 마실 듯 (종합)

나남뉴스 2026-06-14 20:37: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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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진행된 이민 제한 국민투표가 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현지시간) 정오를 기점으로 우편 및 현장 투표가 모두 종료됐으며,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위스 공영 SRF 방송은 개표 직후 추정치를 공개하면서 반대 55%, 찬성 45%로 발의안이 기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투표에 부쳐진 안건은 2050년까지 스위스 전체 인구가 1천만 명을 초과하지 않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스위스국민당(SVP)이 '지속가능 계획'이라는 명칭으로 주도한 이 발의안은 급격한 외부 인구 유입이 사회 기반시설 과부하, 주거비 폭등, 국가 정체성 약화를 초래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스위스 의회 내 최대 의석을 확보한 SVP는 오랜 기간 이민 이슈를 핵심 정치 의제로 삼아왔다.

해당 안건이 가결될 경우 스위스 정부에는 인구 1천만 명 상한선 유지 의무가 부과된다. 특히 인구가 950만 명 선에 도달하는 시점부터는 난민 수용 축소, 가족 재결합 이민 제한, 거주 허가 발급 억제 등의 조치가 강제된다. 더 나아가 EU와 체결한 자유이동 협정마저 파기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에 스위스 정부와 경제계는 발의안을 '자해적 조치'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대해왔다. 수십 년간 유입된 이민자들 덕분에 의료·금융·제약·기술 등 핵심 산업에 필수적인 숙련 인력 수급이 가능했다는 점을 이들은 역설했다. 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정부와 재계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발의안 통과 시 최대 교역 파트너인 EU와의 관계 훼손은 물론 유럽 단일시장 접근 제약으로 국가 이익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런 배경에서 일부에서는 이번 투표를 스위스판 '브렉시트'에 비유해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02년 EU와 상호 거주·취업 장벽을 낮춘 이후 스위스 인구는 23%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910만 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역시 24% 확대되며 경제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재 전체 인구의 약 28%가 외국 국적자이며, 현 추세가 지속되면 2040년대 초반 인구 1천만 명 돌파가 예상된다. OECD 통계 기준으로 스위스 내 해외 출생자 비율은 32%에 달해 룩셈부르크, 호주에 이어 38개 회원국 중 3위를 차지한다.

다만 유럽 타 국가들과 달리 스위스 유입 이민자의 대다수는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 빈국 출신이 아닌, 국경을 맞댄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EU 회원국 국민들이다.

직접 민주주의를 채택한 스위스에서 유권자들은 연간 통상 네 차례 국민투표를 통해 주요 정책 결정에 직접 참여한다. 지난 50년간 이민 관련 투표가 여러 차례 실시됐으나 실제로 통과된 것은 2014년 '대규모 이민 반대' 발의안이 유일하며, 그마저도 아슬아슬한 표차로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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