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연대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 기념 연설을 통해 “평화가 인류 공동의 유산이 될 수 있도록 국제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는 이사야서 2장 4절 구절을 인용,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로 이어지고 세계의 연대가 다시 한반도의 평화를 굳건하게 만드는 선순환을 함께 만들어 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한다.
이 대통령은 “오늘날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갈등과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포성은 멈추지 않고, 중동에서는 새로운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력과 공존의 기반이 흔들리며, 국제사회 곳곳에 분열과 대립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며 “한반도 역시 이러한 현실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은 수많은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평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굳건히 이겨낸 전력이 있다”며 “빼앗긴 나라를 되찾았고, 전쟁의 폐허 위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웠고, 독재와 억압의 시대를 넘어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 위기와 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우리는 총과 칼이 아닌 촛불로, 폭력이 아닌 평화로, 냉소가 아닌 연대로 짙은 어둠을 밝혀왔다”며 “평신도의 자발적인 신앙 공동체로 시작해 혹독한 박해를 견뎌낸 한국 가톨릭교회 역시 우리 사회가 어려운 순간마다 인간의 존엄과 평화, 연대의 가치를 지켜온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26년 전 6월 15일,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며 “오랜 적대와 긴장을 넘어 대화와 협력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린 역사적 전환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이산가족 상봉과 인도적 협력, 교류와 왕래가 이어지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희망의 문이 열렸다”며 “저는 지금도 그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해 출범 이후 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비롯한 선제적 긴장 완화 조치를 추진해왔다”며 “흡수통일이나 일방적 체제 경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가겠다”며 “정전 상태를 넘어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전선(戰線)과 철조망, 국경의 제약을 넘어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길 바라며, 이를 위한 교황청의 관심과 건설적 역할을 요청드린다”며 “대한민국 정부 역시 최선을 다해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고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며 “이 말씀이 오늘날 우리 청년들에게도 위로와 용기, 그리고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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