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산업연구원
‘디지털 전환’과 ‘비용 절감’을 내세워 오프라인 점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 신생기업의 진입이 위축되고 기존 기업의 폐업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의 경우 은행 점포 감소율이 전국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가팔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
산업연구원(KIET)은 14일 ‘지역경제에서 금융의 생산적 역할 - 은행 점포 변화와 기업 생멸 동학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점포 1개가 늘어날 때 그 해 해당 지역의 신생기업은 약 29개 증가하고 반대로 소멸(폐업)기업은 약 33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161개 시군구의 은행 점포 변화와 인과 효과를 추적한 결과 점포 수는 신생 기업 수와 정방향으로, 소멸기업 수는 역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는 은행 점포가 단순한 행정·입출금 창구를 넘어 신용·정보 인프라로서 기업의 진입과 존속을 동시에 지지하는 생산적 자산임을 자료로 확인한 것이다.
실제 전국의 은행 점포 수는 2012년 하반기 7702개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하반기 5513개로 약 28%나 급감했다.
충청권도 ‘점포 축소’의 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시도별 은행 점포 변화율을 살펴보면 대전은 무려 24.5%가 급감해 대구(-28.2%), 서울(-27.3%)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점포가 많이 사라진 지역으로 꼽혔다. 충남(-10.3%)과 충북(-7.3%) 역시 점포 축소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세종시(+2.4%)는 전국 17개 시·도 중 전북(+10.4%)과 함께 유일하게 점포가 늘었다.
도(道) 산하 시·군은 감소율이 -7~-15%로 비교적 완만하지만 점포 5개 이하의 금융 소외 시군구가 72개에 이르며 그중 96%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1개 점포의 감소가 미치는 지역적 충격은 비수도권에서 훨씬 크다고 분석됐다.
권역별 시계열을 5극 3특(수도권·충청권·호남권·동남권·대경권 + 전북권·강원권·제주권)으로 분리해 비교한 결과, 점포 수와 신생기업 수가 거의 같은 굴곡을 가진 쌍둥이 곡선처럼 함께 움직이는 정(+)의 동행이 8개 권역 중 6개에서 분명하게 관측됐다. 반대로 점포 수와 소멸기업 수는 반대 방향의 역행 관계를 보였다. 수도권·동남권·대경권에서는 점포가 가파르게 줄어드는 시기에 소멸기업이 동반 증가해 두 시계열이 교차하듯 엇갈리는 모양을 그렸다. 한편 점포 수가 늘어난 유일한 권역인 전북권(154→170개)에서는 신생기업도 함께 증가해 같은 정의 동행 구조가 증가 방향으로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금융이 아무리 확산하더라도 물리적 점포가 가지는 한계 효과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수도권 광역시의 점포 감소 속도가 도(道) 산하 시·군의 약 3배에 달해 지역 밀착 보완정책을 균형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단기적으로는 점포 폐쇄가 집중되는 지역에 대해 ‘조기 경보 체계’와 권역별 금융 접근성 진단을 도입해야한다”면서 “중기적으로 지역밀착 신용평가 인력의 현장 파견, 지방은행 및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협업 강화, 찾아가는 금융 서비스인 ‘모빌리티 점포’ 확대 등을 통해 물리적 거리에 따른 신용 단절을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형중 기자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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