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단 관계자 상당수의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 4명에게만 입국 비자를 승인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란 대표팀 관계자 가운데 비자 발급이 거절된 인원들의 재신청을 심사한 결과, 일부에게만 제한적으로 입국을 허용했다.
비자를 받지 못한 관계자 15명 가운데 10명은 전지훈련지인 멕시코에 도착한 뒤 다시 신청 절차를 밟았다.
이 가운데 이란축구협회 국제업무 담당자 2명과 전력분석원 1명 등을 포함한 4명만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을 비롯해 재신청에 나선 6명은 모두 입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디어 담당자 1명은 재신청 자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선수들에게만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하고,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일부 핵심 관계자들의 입국은 제한하고 있다.
G조에 속한 이란은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 조별리그를 치르며 세 경기 모두 미국에서 열린다. 경기 장소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와 시애틀이다.
이란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베이스캠프를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비자 문제와 양국 갈등으로 인해 멕시코 티후아나를 훈련 거점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선수단은 조별리그 기간 경기 일정에 맞춰 미국으로 이동한 뒤 다시 티후아나로 복귀하는 일정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선수단 입국 자체는 허용됐다. 모하마드 하산 하비볼라자데 주튀르키예 이란 대사는 4일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대표팀 선수 전원의 미국 입국 비자가 멕시코 주재 미국 대사관을 통해 48시간 만에 발급됐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직접 대사관을 방문하거나 지문 등록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비자가 신속히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등으로 중동 정세가 악화하면서 한때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실제 불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은 이란 대표팀 관계자들뿐 아니라 소말리아 출신 국제심판 오마르 아르탄의 입국도 불허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심판이 테러 조직 관련 인물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조치가 이어지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월드컵은 참가국의 안전은 물론 선수단과 관계자, 심판의 자유로운 입국이 보장돼야 한다"며 "특정 국가 관계자의 입국 제한은 FIFA가 추구하는 보편성의 가치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의 개방성과 보편성은 월드컵의 핵심 정신"이라며 FIFA가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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