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맞수였던 대기업, 이제 재래시장 살리는 구원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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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맞수였던 대기업, 이제 재래시장 살리는 구원투수로

나남뉴스 2026-06-14 07:12: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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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한때 골목상권의 적으로 여겨졌던 대기업들이 전통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의하면 브랜드 파워와 물류 인프라를 갖춘 기업들과 관광객·유동인구가 풍부한 재래시장 간 협력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양측이 각자의 강점을 공유하며 오프라인 상권 생존을 위한 공생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과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과 달리, 최근에는 대기업 매장이 오히려 시장으로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의무휴업 제도가 전통시장 보호책으로 시행될 만큼 첨예했던 갈등 구도가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 전반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변화가 촉발됐다. 고령화·고객 이탈에 시달리는 재래시장과 새로운 오프라인 거점이 필요한 유통기업 모두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 스타벅스 경동1960점은 이러한 협력 모델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1960년대 개관한 경동극장 건물을 재단장해 2022년 문을 연 이 매장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 방문객의 발길을 시장으로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다. 커피 한 잔을 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시장 골목을 탐방하고,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이 매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 필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한 광장시장 일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올리브영이 이미 영업 중인 가운데 다이소 역시 입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의 경우 시장상인회 측이 먼저 손을 내밀어 입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상인들의 적극적인 구애다.

물류 분야에서도 협업 움직임이 활발하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대전 태평시장에서 '장보기 배송 서비스' 운영을 시작했다.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뒤 접수처에 맡기면 자택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대형마트·온라인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시도다. 해당 기업은 전국상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통시장 맞춤형 협력 방안을 지속 발굴 중이다.

재래시장 측에서도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배송·고객 서비스 등 현대적 유통 기능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단순 상생 차원을 넘어 쌍방이 실질적 수익을 창출하는 공생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시장은 젊은 층과 해외 관광객 유입 효과를, 기업은 차별화된 매장 입지와 신규 고객 접점 확보라는 성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대기업 매장이 유인한 방문객이 실제 시장 상인들의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단순한 집객 효과를 넘어 개별 점포와의 상품·서비스 연계 방안이 마련돼야 진정한 상생이 실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호 대상이 아닌 지역 밀착형 생활·관광 플랫폼으로 전통시장을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협력 모델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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