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복수 대리' 업체에 상담을 요청했던 피해자가 오히려 위협의 대상이 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4월 중고거래 사기로 금전 피해를 입은 이씨는 A업체에 피해금 환수 가능 여부를 물었다. 업체 측은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며 해당 입금 계좌가 대포통장이고 잔액이 80원에 불과하다는 정보를 전달했다. 이어 명의자를 직접 추적해 돈을 받아내겠다는 제안이 돌아왔다.
정신적 손해까지 포함해 6천만원 회수를 요청하자 업체는 "대포통장 판매자들은 무일푼"이라며 5천만원이 현실적 상한선이라고 답했다. 구체적 수법도 거리낌 없이 설명됐다. 대포폰 개통을 시키고 사채를 돌리게 해 돈을 마련하게 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자신들이 아는 곳에서 1인당 2천500만원까지 대출을 받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불법 대출 강요를 예고한 셈이다.
계약 조건으로는 선수금 300만원, 회수 완료 후 잔금 1천500만원이 제시됐다. 입금을 위해 업체가 안내한 곳은 다크웹 결제에 주로 쓰인다는 특정 디지털자산 플랫폼이었다. 해당 플랫폼에 가입해 계좌를 만든 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넘기면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방식이었다.
수상함을 느낀 이씨가 입금을 미루며 계획 보류 의사를 밝히자 업체의 태도가 급변했다. "진행한다고 해서 인력을 출동시키려 했는데 헛소리냐"며 "다음 타깃은 의뢰인이 된다고 했을 것"이라는 위협이 쏟아졌다. 이씨가 돈 회수의 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자 "신상 하나 못 딸 것 같냐"며 "지금 당장 신분증 찾아서 네 명의로 대포폰 개통하고 대출 쭉 받아줄까"라는 노골적 압박이 이어졌다.
결국 이씨는 경남 진주경찰서에 해당 업체를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상대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업체의 실체가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취재진이 해당 업체의 텔레그램 채널에 직접 접속해 확인한 결과, "법으로 해결 불가능한 원한을 사적 제재로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며 "의뢰인의 원한을 철저히 해소해드린다"는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었다. 보복 대상자의 이름·전화번호·생년월일 등 인적사항과 원한 내용 제출이 요구됐고, 물리적 공격은 하지 않는다는 단서도 붙어 있었다. 주요 서비스 항목에는 금융활동 차단, 직장·지인 대상 이미지 훼손, 사고로 위장한 신체 손상, 범죄 혐의 조작 등이 나열돼 있었다.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사적 보복 대행을 중대범죄로 규정하며 경고한 이후 경찰이 대규모 단속에 착수했지만, 이런 업체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신고율 15% 미만, 검거율은 더 낮다"는 광고와 함께 가격표를 공개하기도 했다. 주소지 방문 테러 150만원, 전단지 살포 100만원, 민망한 물품 배송 10만원, 통장 정지 35만원, SNS 댓글 폭로 20만원 등의 요금이 적시됐다.
경찰은 보복 대행 범죄를 실행한 뒤 고소당한 인원 다수를 이미 검거한 상태다. 다만 이들을 고용해 범행을 기획한 핵심 조직원과 개인정보 탈취 혐의자에 대한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 핵심부 수사에는 시간이 소요된다"며 "실제로 자금을 쥐고 의뢰한 인물, 흥신소 운영자 검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바로는 보복 피해자 대다수가 범죄 혐의를 가진 인물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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