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7억달러 늘어 544억달러…"수출 호조로 달러 유입 늘고, 매도시점 늦추기도"
6월 환율 평균 1,523원, 1998년 2월 이후 최고…"높은 변동성 장세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임지우 이도흔 기자 =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달러예금이 3년 5개월만에 최대에 달했다.
외환당국이 주요 기업들에 수출대금 환전을 요청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지만, 기업들은 향후 환율 상승 가능성과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달러를 쉽사리 내놓지 않는 분위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총 543억7천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월말 잔액(552억5천500만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기업 달러예금은 지난 3월 말 462억3백만달러에서 4월 말 490억2천800만달러, 5월 말 507억1천300만달러로 꾸준히 늘어났고, 이달 들어서는 열흘 만에 36억5천800만달러(7.2%)가 증가했다.
반면 개인은 달러예금을 121억3천600만달러로 1억3천900만달러 줄였다.
이에 전체 달러예금은 5월 말 629억8천900만달러에서 6월 11일 665억7백만달러로 35억1천800만달러(5.6%) 증가했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해뒀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1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현대·기아차 등 주요 수출기업 간담회를 열고 수출대금의 신속한 환전과 해외 유보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 등을 당부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앞서 시중은행에 달러예금 관련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속내는 달라 보인다.
6월 들어 원/달러 환율 평균은 1,523.3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2월의 1,626.8원 이후 가장 높았다.
이달 일일 변동폭(전날 주간거래 종가 대비)은 10.1원으로 5월(6.6원), 4월(8.9원)보다 훌쩍 커졌다. 다만 3월(11.4)보다는 작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외화 자금을 들고 있으려는 수요가 늘어났다"며 "기업들은 수입대금 결제나 외화부채 상환에 대비해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시점도 늦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달러가 많아진 상태"라며 "벌어들인 외화에 비해 원화 환전 비율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달러예금 잔액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제지표와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환율은 5월 15일 이래 1,500원 위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 5일 야간거래에선 1,560원을 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주엔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시장 안정화 조치와 종전 기대감, 외국인 주식 순매수 등으로 1,510원대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1,500원대 초중반의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달엔 1,500~1,560원 수준의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대외 요인에 따라 1,400원대 후반에서 1,5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6월에는 미국과 이란의 협정이 체결될 경우 1,480원대까지 하락할 수도 있지만, 현재 구도상 합의 자체가 깨지기 쉽기 때문에 하반기에 시장이 전쟁 이전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leedh@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