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빛 물결, 서울 한복판 뒤덮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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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빛 물결, 서울 한복판 뒤덮다 (종합)

나남뉴스 2026-06-13 19:1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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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이 7일 오후 화려한 무지개색으로 가득 찼다. 깃발과 망토, 스카프 등 알록달록한 소품으로 치장한 수만 명의 인파가 거리를 수놓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집합, 다름을 연결로'라는 슬로건 아래 열린 이날 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약 5만 명이 운집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도 참가자들의 열기를 꺾지 못했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70여 개 부스 사이를 누비며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022년부터 매년 이 자리를 찾아왔다는 염모(24)씨는 "퀴어 커뮤니티가 한데 모여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환하게 웃었다. 군 복무 중인 동생을 생각해 군인권센터에 후원금을 전달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올해 처음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 참가자(21)는 "스스로의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을 선택할 권리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다"며 "온전히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행사장 내 부스 구성도 다양했다. 프랑스·호주·벨기에 등 주한 외국 공관이 운영하는 공간이 마련됐고, 영광제일교회·가톨릭퀴어연구회·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같은 종교단체 부스도 방문객의 발길을 끌었다. 부스에서 축복 기도를 전하던 대한감리회 소속 이동환 목사(45)는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이가 안전하게 예배드릴 수 있어야 한다"며 "예수의 가르침은 배척이 아닌 포용"이라고 역설했다.

고려대 '사람과사람', 중앙대, 한양대 등 대학 성소수자 동아리들도 축제 현장을 찾았다. 고려대 동아리 회장 배혜윤(21)씨는 "평소 정체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이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는 소중한 자리"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전쟁과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다"며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며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농민회총연맹, 군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역시 연대의 손을 내밀었다. 오후 4시 10분경 종각역 5번 출구를 출발한 행진 대열은 명동성당과 서울광장을 거쳐 을지로입구역 2번 출구까지 이동했다. '사랑에 정해진 형태란 없다', '모두를 위한 공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 거리 위로 높이 들렸다.

행진 여파로 오후 6시까지 일대 도로가 극심하게 정체됐다. 한 택시 기사가 차창 밖으로 불만을 터뜨리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함성으로 맞받아쳤다. 한편 을지로입구역 맞은편에서는 동성결혼 반대 단체가 찬송가를 틀며 맞불 집회를 열었다. 개신교계 단체 거룩한방파제도 오후 1시부터 서울시의회 청사 앞에서 대규모 반대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을 약 3만 명으로 추산했으며, 이들은 동성애 및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외치며 숭례문까지 행진했다.

양측 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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