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미국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의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파라과이를 4-1로 이겼다. 7만492명의 만원 관중 앞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3골 차 대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대회를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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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주역은 발로건이었다. 발로건은 이날 혼자 두 골을 터뜨리며 미국 공격을 이끌었다. 1-0으로 앞선 전반 31분 크리스천 풀리식(AC밀란)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내준 컷백 패스를 골문 정면으로 달려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이어 발로건은 2-0으로 앞선 전반 50분에는 말릭 틸먼(레버쿠젠)의 패스를 이어받아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강력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8분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되지 않았다면 해트트릭까지도 가능했다.
미국 선수가 월드컵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은 것은 1930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버트 패터노드는 파라과이를 상대로 3골을 넣어 미국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기록은 월드컵 역사상 첫 해트트릭으로 남아 있다.
발로건은 복잡한 국적 배경을 가진 선수다. 그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나이지리아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생후 한 달 만에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에서 성장했고, 8세 때 아스널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이후 잉글랜드 연령별 대표팀에서 뛰었고, 미국 18세 이하 대표팀 유니폼도 입었다.
발로건은 FIFA 규정상 잉글랜드 대표팀과 나이지리아 대표팀을 선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워낙 대단한 스타 선수가 많고, 나이지리아는 이번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발로건은 미국을 택했고,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첫 경기에서 단숨에 이름을 알렸다.
179cm 66kg로 스트라이커 치고는 작은 체격인 발로건은 뛰어난 오프 더 볼 움직임과 정교한 슈팅력을 자랑한다. 특히 빠른 발을 이용한 직선적인 돌파가 돋보인다는 평가다. 피지컬에 대한 약점으로 인해 볼 경합에선 밀리는 편이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기동력으로 상대 수비를 흔든다.
그동안 미국 축구는 월드컵 등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FIFA 랭킹도 15위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는 것은 고질적인 약점이었다. 풀리식이 오랫동안 간판 공격수를 맡고 있지만 그를 뒷받침할 선수가 부족했다.
발로건은 그런 미국 축구의 오랜 갈증을 해결해줄 단비같은 선수다. 세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던 그는 미국을 택했다. 그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월드컵 무대에서 두 골로 증명했다. 미국 축구가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새로운 스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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