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김동환 기자] 가족여행은 늘 선택의 고민에서 시작된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체험, 부모 세대가 편히 즐길 수 있는 휴식, 함께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 명소까지 모두 챙기려면 목적지를 고르기 쉽지 않다. 올여름 그런 고민을 덜어줄 여행지로 경북 울진이 주목된다.
동해안에 자리한 울진은 푸른 바다와 오랜 세월 자연이 빚은 지형, 싱싱한 해산물, 온천 휴식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힐링 여행지다. 바닷가 골목길에서 추억을 걷고, 스카이워크에서 동해 위를 걷는 듯한 스릴을 느끼며, 석회암 동굴과 아쿠아리움에서 신비로운 자연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붉은대게와 제철 해산물, 백암온천까지 더해져 가족 구성원 각자의 취향을 두루 만족시킨다.
추억과 인생샷이 함께하는 후포리벽화마을
울진 여행의 시작은 후포리벽화마을에서 가볍게 열어볼 만하다. 후포 바닷가 마을 골목을 따라 조성된 벽화마을은 사계절 색감을 품은 꽃 그림, 바닷속 풍경, 어린 시절 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들이 이어져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곳은 TV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과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부모 세대에게는 익숙한 감성과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사진 찍는 재미와 골목 탐방의 즐거움을 전한다. 등기산으로 이어지는 계단과 촬영지 일대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포토 명소로 꼽힌다.
바다 위를 걷는 짜릿함, 등기산 스카이워크
후포리벽화마을을 둘러본 뒤 등기산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면 울진의 대표 전망 명소인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만날 수 있다. 후포면 후포리에 자리한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높이 20m, 길이 135m 규모로 조성된 해상 산책 명소다. 이 가운데 57m 구간은 강화유리 바닥으로 만들어져 발아래로 푸른 동해가 펼쳐지는 듯한 짜릿한 경험을 선사한다.
스카이워크를 따라 걷다 보면 후포갓바위 안내판과 용으로 변한 선묘 낭자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스카이워크와 연결된 구름다리를 지나면 후포등기산공원으로 이어지는데, 이곳에는 후포등대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등대 조형물이 전시돼 있어 등대의 역사와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후포리벽화마을, 등기산공원, 등기산 스카이워크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으면 걷기 여행과 전망 여행, 사진 여행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요트 타고 동해를 가르다, 울진 요트학교
후포 일대에서 놓치기 아쉬운 체험으로는 요트체험도 있다. 등기산 스카이워크 인근에 위치한 울진군 요트학교에서는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요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를 달리는 경험은 단순한 해변 산책과는 다른 울진만의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요트체험은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해양 체험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운 휴식이 된다. 바다를 바라보는 여행을 넘어 직접 바다 위로 나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포권 여행의 매력을 넓혀준다.
한적한 바다와 항구 풍경, 후포해변
후포면 삼율리에 자리한 후포해변은 고운 모래와 맑은 바닷물이 어우러진 해변이다. 백사장 길이는 250m로 대형 해수욕장과는 다른 아담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며 쉬거나 가족과 함께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후포해변은 후포항과 가까워 이른 아침에는 활기찬 어시장 풍경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주변에 자리해 있어 바다 풍경과 미식을 함께 즐기기 좋다. 해변 북쪽 언덕에 자리한 후포등대에서는 탁 트인 동해를 조망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동해안의 랜드마크, 죽변등대
울진의 바다 여행을 더 깊게 즐기고 싶다면 죽변면 죽변리의 죽변등대도 들러볼 만하다. 죽변등대는 1910년 건립된 울진 지역 최초의 등대다. 높이 15.6m의 팔각형 콘크리트 등탑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지녀 단정하면서도 수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 등대는 한국전쟁 중 손실됐다가 복구됐으며, 이후 안개 신호기가 추가되면서 항해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이어왔다. 동해안의 랜드마크이자 어민들의 삶과 역사를 품은 근대문화유산으로, 2005년 경상북도 지방기념물로 지정됐다. 용의 꼬리 형상으로 알려진 용추곶에 자리해 주변 해안 풍경과 어우러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땅속에 숨은 지하 궁전, 성류굴
울진의 매력은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다. 근남면 노음리에 위치한 성류굴은 신비로운 지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석회암 동굴이다. 총 길이 915m에 이르는 동굴 내부에는 담홍색, 회백색, 흰색을 띠는 석회암 지형이 이어진다.
성류굴 안에는 9개의 광장과 3개의 물웅덩이가 있으며, 고드름처럼 매달린 종유석, 땅에서 솟아오른 석순,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만들어진 석주 등 다양한 동굴 생성물이 장관을 이룬다. 과거 신선들이 노닐던 곳이라 해 ‘선유굴’로 불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임진왜란 당시 피란처였다는 역사도 품고 있다.
탐방로가 정비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비교적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한여름에는 시원한 동굴 내부가 더위를 피하는 여행 코스로도 적합해 바다 여행과는 또 다른 울진의 매력을 보여준다.
아이와 함께 즐기는 바다 생태 여행, 울진아쿠아리움
근남면 수산리에 있는 울진아쿠아리움은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객에게 특히 어울리는 실내 관광지다. 왕돌초와 상어를 테마로 조성된 해양 생물 전시 공간으로, 동해 바다를 재현한 초대형 수중암초 왕돌초를 비롯해 상어, 수달, 물범, 거북이 등 약 150종의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
전시 공간은 펭귄 존, 상어 존, 아쿠아 갤러리 존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있다. 동해안 토착 생물부터 세계의 희귀 어종까지 폭넓게 살펴볼 수 있어 교육적 의미도 크다. 아쿠아리스트와 함께하는 먹이 주기 시간, 거북이 먹이 주기 체험 등 프로그램도 마련돼 해양 생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동해의 맛을 한 상에, 붉은대게와 제철 해산물
울진 여행에서 미식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후포항으로 이어지는 거리와 후포 한마음광장 인근에는 붉은대게와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이 자리하고 있다.
울진 대게는 10년 연속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대상을 받은 지역 대표 먹거리로 알려져 있으며, 대게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붉은대게도 여행객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이 더해진 한 상은 동해 여행의 만족도를 높인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다양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 식사하기 좋다.
여행의 마무리는 온천 휴식, 백암온천
울진 가족여행의 마지막 코스로는 온천 휴식이 잘 어울린다. 울진에는 덕구온천과 백암온천이 있는데, 후포권 여행 후에는 백암온천이 접근성 면에서 편리하다. 백암온천은 53℃의 온천수가 나오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랜 역사와 전통을 품은 온천 명소다.
백암온천은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최근에는 리모델링을 통해 목욕과 숙박을 보다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바닷가와 동굴, 체험 코스를 둘러본 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좋다.
교통·비용 부담 줄인 울진 여행 혜택
울진 여행은 접근성과 비용 면에서도 한층 부담을 줄이고 있다. 동해선 철도 개통과 KTX 운행으로 이동이 편리해졌다. 또 관광지 간 이동 부담을 줄이는 지원책도 있다. 울진군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이용요금의 60%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관광해설, 맛집 안내, 사진 촬영 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여기에 울진군 농어촌버스가 무료로 운행돼 대중교통을 활용한 여행도 가능하다.
올여름 가족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만족할 여행지를 찾는다면, 동해의 풍경과 자연, 미식과 휴식이 어우러진 울진이 좋은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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