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가 치러진 지난 12일, 거리 응원이 진행된 서울 광화문 일대 편의점들이 이른바 '월드컵 특수'를 누리며 일제히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축구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즈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이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를 화면으로 지켜보며 거리응원을 하고 있다. / 뉴스1
경기가 평일 오전 시간대에 진행되면서 전통적인 야간 경기와 달리 주류의 독점적인 소비보다는 얼음, 음료, 아이스크림 등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원한 음용류 중심의 판매 성장이 두드러졌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체코와의 조별리그 1차전이 열린 전날 정오 기준 광화문 광장에는 야외 응원을 함께 즐기려는 시민 약 1만 2000명이 집결했다.
이처럼 축구 팬들이 한밤중이 아닌 평일 아침부터 도심 광장으로 모여든 배경에는 대회가 열리는 무대의 지리적 위치와 운영 방식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올해 대회를 공동 개최하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중미 대륙은 한국과 대략 13시간에서 16시간 안팎의 커다란 시차가 발생한다. 현지에서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모이는 늦은 오후나 저녁 경기 시간이 한국 시간으로는 다음 날 아침 7시에서 오전 11시 사이의 낮 시간대로 연결되는 구조다. 여기에 이번 대회부터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조별리그 경기 일정이 빽빽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루 동안 여러 경기를 연속으로 소화해야 하다 보니 현지 시간으로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축구 중계가 한국에서는 아침부터 낮 시간대까지 릴레이로 송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지리적 시차와 대회의 특수성은 광화문 인근 편의점 상권의 품목별 매출 지형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광화문 일대에 위치한 CU 10여 개 점포의 당일 매출은 지난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3.4배나 급증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 있는 편의점 CU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 BGF리테일
경기 개시 1시간 전인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방문객이 늘기 시작했으며, 경기 시작 전에는 야외 관람을 돕는 돗자리(525.5%)나 보조배터리(640.2%)가 불티나게 팔렸다. 대표팀의 승리가 확정된 경기 이후 시간대에는 맥주와 안주, 아이스크림 등의 판매가 집중됐다. 세부 품목별 매출 신장률을 보면 얼음이 510.3%로 가장 높았고, 아이스드링크 495.8%, 스포츠·이온음료 480.9%, 아이스크림 409.2%, 생수 394.7%, 맥주 310.1%, 김밥을 포함한 간편식품이 214.3% 순으로 전주 대비 크게 늘었다.
GS25 역시 광화문 인근 매장의 매출이 전주 동요일 대비 25.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를 전후한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사이의 매출은 85.7% 상승했으며, 경기 직전인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는 매출이 무려 447.6% 폭증했다. 평일 아침과 낮이라는 조건에 맞물려 본격적인 업무나 일상을 앞둔 이들이 많았던 만큼, 알코올이 없는 무알콜 맥주의 매출이 1367.8% 증가하며 가장 압도적인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얼음컵이 401.9%, 스낵류가 254.8%, 즉석 치킨이 158.7% 늘어났다.
이마트24의 광화문 인근 매장들 역시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매출이 최대 59%까지 치솟았다. 컵얼음과 맥주가 각각 233%, 218%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으며, 식사 대용 먹거리 중에서는 샌드위치가 141%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서 햄버거 128%, 일반 빵류 96%, 삼각김밥 60% 순으로 매출이 늘었다. 파우치 음료와 탄산·스포츠음료도 각각 104%, 77%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월드컵 열기로 인한 매출 상승 현상은 광화문 특수 상권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국 가맹점으로 확산됐다. 당일 GS25의 전국 매장 기준 즉석 치킨 판매량은 전주 대비 126.9% 증가했으며, 얼음컵(39.4%), 스낵(21.1%), 맥주(20.5%) 등 주요 응원용 먹거리의 판매가 전국적으로 동반 상승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대표팀 경기가 평일 낮 시간대에 열렸음에도 시차로 인해 발생한 아침 중계가 오히려 새로운 소비 양상을 낳으며 주변 점포의 매출을 평소 수준보다 크게 웃돌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향후 이어질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경기 일정에 맞춰 주류와 치킨을 비롯한 주요 먹거리를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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