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오는 17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케빈 워시 의장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재한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워시 의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연 상승률은 전쟁 이전 2월 2.4% 수준이었으나 전쟁 이후 크게 오르며 4.2%까지 뛰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ore) CPI는 전년 대비 2.9%, 전월 대비 0.2% 각각 올랐다.
시장에서는 이번 6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가장 큰 경계요소가 불확실성인 만큼 5월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점도 이번 동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6월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99%에 달했으며, 7월에도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90%를 웃돌고 있다. 여기에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CPI 지수 레벨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긴 했지만 예상 안에서의 결과”라며 “현재 미국의 금리 수준은 여전히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말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경우 헤드라인 CPI를 중심으로 물가 긴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4월 FOMC 의사록에서는 과반의 연준 위원이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2%를 웃돌 경우 정책 긴축이 적절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진짜 변수는 ‘워시의 입’
이번 FOMC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금리 결정 자체보다 워시 의장의 첫 기자회견이다.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서는 워시 의장이 시장을 안심시키는 메시지를 낼지, 아니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지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달 동결은 확실하다”면서도 “당장 3분기 인상도 쉽지 않고, 빨라야 4분기는 돼야 인상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이어 “시장에서 가장 우려할만한 점은 워시 의장이 어느 정도로 매파적인 발언을 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승훈 연구원 역시 “워시 의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시장을 안심시키는 이야기를 할 것인지, 아니면 본인만의 성향을 드러내며 개혁 의지를 표출할 것인지가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그는 “예컨대 ‘AI가 물가 상승률을 크게 끌어내릴 수 있다’거나 ‘돈을 풀어야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식의 발언이 나온다면, 이는 연준의 기존 프레임워크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시장이 불안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와 금리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 또한 연준의 정책 여력을 구조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23.30%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사상 최초로 국가 부채 39조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2월부터 이어진 중동전쟁으로 꾸준히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높은 공공부채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력을 약화시켜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장기화시킨다”고 경고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국채금리 상승을 수반하고, 이는 즉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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