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로마 총리 영빈관에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고도화된 기술·산업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에 전격 합의했다. 양 정상은 공급망 위기 극복과 무역 장벽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다루며 실리 중심의 경제·안보 동맹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을 겸한 공식 회담에서 “대한민국과 이탈리아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이며 협력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최근 국방, 인공위성, 우주, 첨단산업 분야 등과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를 진행한 만큼, 이를 통해 서로에게 더 힘이 되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동계획’ 전격 채택…우주·AI·반도체 공급망 공조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정치·경제·과학기술 등 전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2026-2030 행동계획(Action Plan)”을 공식 채택했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양국 정상이 고도화된 기술 및 산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특히 양국 우주청 간 위성 궤도와 위치 추적, 위험 대응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한 전략적 연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글로벌 반도체 및 첨단산업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양국의 협력 범위가 첨단 과학기술로 고도화된 점에 외신의 주목도 이어졌다. 유럽 전문 매체 디코드39(Decode39)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두 기술 성숙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우주, 에너지 분야의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 정상은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비롯된 공급망 위기를 공동 극복하고 에너지 안보를 도모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공조하기로 뜻을 모았다.
◇초감가상각 세제 불이익 해소…인적교류 150만명 확대
우리 기업들의 현지 경영 활동을 가로막던 실질적인 규제 장벽도 낮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멜로니 총리 방한 당시 의제로 다뤄졌던 이탈리아의 ‘초감가상각제도’ 내 한국 기업 불이익 요건이 최종 해소된 점을 언급하며 사의를 표했다. 초감가상각제도는 기업이 신규 설비를 도입할 경우 실제 구매가보다 높은 금액을 비용으로 인정해 법인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양국 최고위급 간 협의를 통해 기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선제적으로 예방한 모범 사례”라며 “한국 정부도 이탈리아 기업의 원활하고 안정적인 경영 활동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미래지향적 경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적 교류의 외연을 대폭 넓힌다. 현재 연간 100만명 수준인 양국의 인적교류를 수교 150주년인 2034년까지 150만명 규모로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양국 기업들이 보다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는 스포츠를 주제로 한 친밀한 대화가 오가며 부드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멜로니 총리가 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체코에 승리한 것을 축하하자, 이 대통령은 “이탈리아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났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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