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등 우편집중국 5곳서 세계 첫 '이중 감시'…마약사범 검거 성과도
(안양=연합뉴스) 김솔 기자 = "차량 들어왔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안양시 안양우편집중국으로 국제우편물을 실은 집하 차량이 진입하자 내부에 마련된 관세청의 세관검사장 사무실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옮겨진 국제우편물이 하나둘씩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했고, 관세청 직원은 모니터에 나타난 투과 영상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이상 여부를 살폈다.
이곳은 마약 밀반입을 막기 위해 공항·항만에서 통관 절차를 거친 국제우편물을 재차 확인하는 '마약 검사 2차 저지선' 시스템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관세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4월부터 동서울·부천·안양·부산·중부권(대전) 등 전국 5개 우편집중국에 관세청 직원들을 배치하고 이 같은 감시망을 가동 중이다.
양 기관은 이를 위해 국제우편물 물류 체계를 개편해 모든 국제우편물이 이들 5곳을 반드시 경유하도록 했다.
마약 은닉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데 대응해 사실상 국경을 넘는 모든 국제우편물에 대해 '이중 감시'에 나선다는 취지다.
밀수 마약 적발을 목적으로 국제우편물에 대해 2차 검색 체계를 도입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첫 사례이다.
안양우편집중국 우편물 처리장 내부에 마련된 관세청 세관검사장에서 만난 관세청 직원 2명은 엑스레이 판독 영상을 통해 비닐 포장지 또는 종이 상자에 담긴 우편물의 내부 모습을 살피며 검사에 집중하고 있었다.
검사는 한 직원이 맨눈으로 엑스레이 판독을 하다가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체를 발견하면 다른 직원이 포장을 해체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모니터 4대로 판독 영상을 확인하던 직원은 의심스러운 물체가 보일 때마다 화면을 확대하면서 이상 여부를 꼼꼼히 확인했다.
하나의 상자에 물품 여러 개가 담긴 우편물의 경우 혹여라도 놓치는 부분이 생길까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는 모습이었다.
동료 직원은 해당 시간대 들어온 국제우편물에 대한 판독 검사가 진행되는 내내 컨베이어 벨트 옆에 서서 판독 영상과 실제 우편물을 번갈아 확인했다.
검사에 사용되는 엑스레이 판독기는 공항 수속 절차에서 보안 검색에 사용되는 기기와 동일한 기종이다.
안양우편집중국에서 이들을 거쳐 가는 국제우편물은 하루 평균 4천500개에 이른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많은 우편물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만큼 무엇보다도 꼼꼼함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달여간 해당 체계를 운영한 결과 안양우편집중국에서는 밀수 마약 4건이 적발됐다. 전국 5개 우편집중국에서 적발된 5건 중 대부분이 이곳에 집중됐다.
안양우편집중국에서 지난달 28일까지 적발된 마약은 합성마약, 대마, 코데인 등 1천159.3g 규모로, 이는 약 2천3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4월 21일에는 이곳에서 네덜란드발 신종마약(2C-B)이 포착돼 밀수사범을 검거하는 성과로까지 이어졌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해외 마약류 공급업자와 공모해 필로폰과 케타민 등 마약류를 국제 우편물에 숨겨 수입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향정)로 밀수사범 2명(1명 구속)을 검거해 지난 5일 재판에 넘겼다.
관세청은 안양 우편집중국에서 마약을 잇달아 적발한 세관 검사 직원들에게 최근 정부 특별성과포상을 하고, 우정사업본부 현장 직원들에게도 격려금을 전달했다.
관세청은 오는 7월부터 각 우편집중국에 인력을 2명씩 추가 배치해 감시망을 더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각 우편집중국 내 세관 검사장에는 엑스레이 판독기 1대와 모니터 4대 등으로 구성된 검사 장비가 2대씩 배치돼 있는데, 향후 인력이 충원되면 이를 동시 가동해 검사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향후 국제우편뿐 아니라 특송·여행자·일반수입 등 전체 반입 경로에 대해 다중 검사체계를 확대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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