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젠슨 황은 왜 한국을 찾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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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젠슨 황은 왜 한국을 찾았나

뉴스락 2026-06-13 07:59: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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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인공지능(AI) 산업의 패권을 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업계의 관심은 그가 누구를 만났는지에 집중됐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엔비디아는 왜 한국을 중요하게 보는 것일까.

생성형 AI 열풍 이후 AI 산업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자동차, 로봇, 제조업, 통신, 플랫폼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부터 모빌리티, 산업용 로봇, 자체 AI 모델 개발까지 AI 생태계 전 영역을 갖춘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이제 AI는 IT 기업에만 해당하는 산업 요소가 아니다.

<뉴스락>은 젠슨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글로벌 AI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들이 맡고 있는 역할과 향후 과제를 조명한다.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뉴스락]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뉴스락]

최태원·이해진·구광모·박정원…젠슨 황이 찾은 AI 동맹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과 국내 주요 그룹(SK·삼성·네이버·두산·현대차) AI 동맹 구상도.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뉴스락]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과 국내 주요 그룹(SK·삼성·네이버·두산·현대차) AI 동맹 구상도.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뉴스락]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수장 젠슨 황이 한국을 또 찾았다.

그의 일정은 단순한 고객사 방문이 아니었다. 삼성전자와 SK그룹, LG그룹, 두산그룹, 네이버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로봇을 아우르는 협력 구상을 구체화했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찾은 것은 칩 공급처가 아니다. AI 시대를 움직일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자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SK그룹과의 협력이다. 젠슨 황은 최태원 회장과 만나 SK하이닉스와의 다년간 협력 체계를 재확인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HBM 개발을 위해 SK하이닉스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으며, 젠슨 황은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메모리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SK텔레콤과는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다. 양사는 엔비디아 기술을 활용해 국내에 기가와트급 AI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2027년 첫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남도 주목받았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는 차세대 파운드리와 AI 반도체 생산 협력을 논의했다. 삼성은 HBM4E와 HBM5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과 첨단 패키징 역량을 앞세워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의 만남에서는 '소버린 AI'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함께 AI 팩토리 구축과 글로벌 AI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각 국가가 자체 AI 역량을 확보하는 'AI 주권'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의 만남은 AI 시대의 또 다른 핵심 자원인 전력을 둘러싼 협력 가능성에 주목하게 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소비가 필수적인 만큼 발전설비와 에너지 인프라 역량을 보유한 두산그룹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소형모듈원전(SMR)과 가스터빈, 발전설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AI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차세대 데이터센터를 논의했다. 젠슨 황은 LG와 로봇용 모터·기계 시스템, 미래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개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직접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만남도 주목된다. 젠슨 황은 이번 방한 기간 정의선 회장과 만나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피지컬 AI 분야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엔비디아는 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현실 세계로 확장되는 시대를 전망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차와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물리 AI 구현에 필요한 핵심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로보틱스 기술과 제조 역량이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결합할 경우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젠슨 황이 한국에서 만난 기업들은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데이터센터, 전력, 로봇 등 엔비디아가 구상하는 AI 생태계의 핵심 축이라는 점이다.

이번 방한은 단순한 고객사 관리가 아니라 엔비디아가 한국과 함께 AI 산업의 다음 10년을 설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AI 팩토리'와 상용화…네이버·LG가 구축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회동 중 AI 수장들은 식당에서 나와 취재진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김도연 기자 [뉴스락]
회동 중 AI 수장들은 식당에서 나와 취재진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김도연 기자 [뉴스락]

젠슨 황의 한국 방문을 단순히 반도체 공급망 점검으로 해석하기에는 부족하다. 그의 행보는 AI 시대 이후 엔비디아가 그리는 미래 산업 구조를 보여주는 청사진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중심에는 젠슨 황이 반복적으로 언급한 'AI 팩토리'가 있다.

AI 팩토리는 단순한 데이터센터가 아니다.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활용해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생산하는 새로운 형태의 산업시설이다. 엔비디아는 SK텔레콤, 네이버, 두산 등과 함께 한국에 AI 팩토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은 이 구상에 최적화된 전략적 요충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반도체와 통신, 제조업, 플랫폼 기업이 모두 밀집해 있는 드믄 국가"라며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AI 기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최적의 테스트베드이자 전략 거점"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고, 초고속 통신망과 제조업 기반,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피지컬 AI'도 있다.

피지컬 AI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장처럼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는 AI를 의미한다. 젠슨 황은 현대차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산업용 로봇과 휴머노이드 기술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LG와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이는 AI가 채팅 서비스나 검색을 넘어 제조업과 모빌리티, 물류 산업으로 확장되는 흐름과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결국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그리고 있는 그림은 단순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아니다.

반도체를 만들고,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제조 현장에 AI를 적용하고, 궁극적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상용화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다.

과거 한국이 글로벌 IT 기업들의 생산기지 역할에 머물렀다면, AI 시대의 한국은 엔비디아와 함께 미래 산업을 시험하고 구현하는 'AI 플랫폼 국가'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젠슨 황의 방한은 그 변화가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플랫폼 국가'로의 도약...한국이 마주한 과제와 미래

젠슨 황의 구상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벨류체인 안에서 단순한 공급처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려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도 공존한다.

엔비디아와의 동맹이 공고해질수록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내 입지는 강화됐지만, 특정 빅테크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리스크 역시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및 첨단 패키징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AI 맞춤형 칩(ASIC) 시장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가 확산됨에 따라 발생하는 국내 인프라적 한계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기가와트급 AI데이터센터 가동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과 신재생 에너지 확보는 기업들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한 영역이다.

두산그룹 등 국내 에너지 선도 기업들과의 민관 협력을 통한 전력망 현대화 및 소형모듈원전(SMR) 도입 등이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력은 이제 반도체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전력과 데이터센터, 통신망,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함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와 제도직 지원을 통해 AI 팩토리가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연착률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도 정부와 학계의 몫으로 남아있다.

과거 한국이 글로벌 IT 기업들의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찍어내던 '세계의 공장' 역할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AI 반도체부터 전력, 통신, 플랫폼, 완성차 및 로봇 제조 역량까지 모두 갖춘 독보적인 'AI 플랫폼 국가'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단순한 공급망 파트너가 아닌 미래 AI 산업을 함께 구축할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젠슨 황 CEO가 한국의 주요 총수들을 동시다발적으로 만나 미래 10년의 청사진을 공유한 것은, 한국 기업들의 인프라 없이는 글로벌 AI 혁신의 완성도 불가능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이번 방한을 기점으로 막이 오른 'K-AI 동맹'이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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