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김혜경 여사가 12일(현지 시각) 로마 국립로마미술대학교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 ‘시간을 넘어선 한복의 아름다움’에 참석해 한복을 매개로 한 한국과 이탈리아의 문화 교류 현장을 살펴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번 행사는 패션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 한복의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양국 간 문화 교류와 우호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김 여사는 패션쇼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립로마미술대학교 패션학과 교수와 학생들,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 대표와 김예지 대표 등을 만나 한복의 미학과 창작 과정,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김 여사는 국립로마미술대학교 학생들이 준비한 의상들을 보며 "학디자이너 여러분의 놀라운 창의성과 대담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한복 고유의 멋을 깊이 이해하면서 자신만의 감성과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하신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작품에 사용된 전통 매듭 장식을 본 김 여사는 직접 한국 전통매듭을 만들어 본 경험을 소개하며 "매듭으로 이렇게 치마를 만들 줄은 상상을 못했다. 창의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전시돼 있던 꽃신을 본 김 여사는 치마를 살짝 올려 자신의 꽃신을 보여주며 "예쁘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디자이너가 만든 검은색 창작 한복을 보며 "색깔이 이탈리아의 어떤 브랜드가 생각난다"고 말하며 관심을 보였다.
김 여사는 "패션은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어 서로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아름다운 소통의 방식"이라며 "한복을 매개로 양국이 서로 한층 더 깊이 이해하고 다정한 우정을 빛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는 지난해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과 국립로마미술대학교가 함께 진행한 한복 워크숍을 계기로 이어진 교류의 성과도 소개됐다.
지난해 워크숍에 참여한 김예지 리우앤비우 대표는 "워크숍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과 한복에 대해 잘 아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지만, 일주일 동안 학생들의 관심과 이해가 눈에 띄게 깊어졌다"며 "진정한 문화 교류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워크숍 참가자였던 니콜로 마이올리노 학생은 "한복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실루엣과 절제된 아름다움이 환상적"이라며 "이탈리아 의상과 달리 여백과 균형, 유연한 선의 아름다움을 중시한다는 점이 차별화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지아넬라 루멜리 학생은 "한복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작품에 녹여 전통과 개성이 조화를 이루는 의상을 선보이고자 했다"며 패션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통한복을 40여 년간 만들어 온 김혜순 대표는 "한복은 단순한 전통의상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생활문화, 장인 정신이 집약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행사는 한국의 전통문화인 한복이 이탈리아의 젊은 예술가들과 만나 새로운 영감을 만들어내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는 한복의 철학과 미학을 바라보는 시각도 제시됐다.
사라 키아루지 교수는 "이런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흥미롭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라며 "같은 옷도 다른 시선에서 보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회 있으면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알베르토 모레띠 교수는 "서양 패션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을 가두는 방향으로 변했지만, 한복은 옷 안에 공간감을 남긴다"며 "서양 패션이 점차 잃어가고 있는 옷 안의 공간감이 지닌 가치를 한복을 통해 다시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한복의 공간감이라는 것은 한복을 오래 입어 왔지만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관점"이라며 관심을 보였다.
간담회 이후 김 여사는 국립로마미술대학교 야외 캠퍼스에서 열린 한복 패션쇼를 관람했다. 이날 김 여사는 회색 계열 한복을 착용해 한국 전통 의상의 단아함과 이탈리아 예술의 절제된 미학이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를 전했다고 안 부대변인이 설명했다.
패션쇼에는 '밀라논나'로 잘 알려진 유튜브 크리에이터 장명숙 씨를 비롯해 국립로마미술대학교 교수와 학생 등 다수의 관람객이 참석해 한복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예술과 패션을 사랑하는 이곳, 로마에서 우리 한복의 멋과 매력을 나눌 수 있어서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며 "오랜 역사를 품은 대한민국의 전통 한복과 이탈리아의 상상력을 만나 새롭게 만들어진 한복이 저마다 어떤 아름다움을 보여줄지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패션쇼가 한국과 이탈리아 두 나라를 더 가깝게 이어주고, 서로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한복이 선사하는 국경과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만끽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대에는 전통한복부터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생활한복, 그리고 국립로마미술대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창작 컬렉션까지 다양한 작품이 선보였다. 학생들은 저고리와 치마, 고름, 전통 문양 등 한복의 요소를 현대 패션 감각으로 재구성해 색다른 매력을 내놓았다.
일정을 마치며 김 여사는 "한복이 지닌 아름다움과 창의성이 국경을 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간을 넘어 피어난 한복의 영감이 한국과 이탈리아를 새롭게 잇는 문화의 다리로 발전하고, 양국 간 교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안 부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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