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월드컵’ 이기혁 “팬들 응원 감격스러워… 실수에 굴하지 않으려 노력” [체코전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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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월드컵’ 이기혁 “팬들 응원 감격스러워… 실수에 굴하지 않으려 노력” [체코전 현장]

풋볼리스트 2026-06-13 00:00: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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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혁(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기혁(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생애 첫 월드컵 경기를 치른 이기혁이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러 체코에 2-1로 역전승했다.

이날 이기혁은 스리백의 왼쪽 스토퍼로 선발 출장했다. 이기혁이 선발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조성됐다. 지난달 31일 트리니다드토바고와 평가전에서는 조유민이 족저근막 파열로 월드컵에서 낙마했고, 경기를 이틀 앞둔 시점에는 김태현이 훈련 중 발목을 접질려 체코전 출장이 불가능해졌다. 김민재를 왼쪽 스토퍼로 돌리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홍 감독은 체코의 장신 스트라이커를 고려해 김민재를 중앙에, 이기혁을 왼쪽에 배치했다.

이기혁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경기를 치렀다. 다만 아쉬운 순간들도 있었다. 전반 15분에는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백승호의 패스를 흘리는 실수가 있었고, 상대의 돌파를 허용했다. 다행히 루카시 프로보드의 크로스는 파트리크 쉬크가 받기 전 김민재가 좋은 경합으로 잘 처리했다. 후반 14분 롱 스로인 상황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와 공중 경합에서 패배하며 실점을 내주기도 했지만, 이 경우는 이기혁이 못했다기보다 상대가 잘한 것에 가까웠다. 결과적으로 이기혁은 실수에 주눅 들지 않고 준수한 플레이를 펼치며 팀 승리에 보탬이 됐다.

이기혁(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기혁(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이기혁은 “경기 나가기 전에 형들이 긴장되고 그럴 텐데 경기 잘하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했던 것보다 긴장을 안해서 초반에 실수를 했나 생각할 정도로 긴장되지는 않았다”라며 “첫 경기를 하면서 힘든 순간도 있었는데 우리가 여기 26명뿐 아니라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부상으로 낙마한 형들도 있고 월드컵을 나오기까지 과정 동안 준비한 선수들이 많았다. 그 선수들까지 생각하면서 한 마음으로 뛰다 보니까 경기를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이겨서 기쁜 하루”라고 경기를 돌아봤다.

상기했듯 이번 체코전 출전은 이기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된 측면도 있다. 그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운 일이었다. 그걸 직접 경험까지 하니 선수로서의 욕심이 끝없이 생기더라. 첫 경기에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을 해왔는데 태현이가 다쳐서 우연찮게 기회가 내게 찾아왔다.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경기 준비를 열심히 했는데 경기 결과로 나타났다. 내가 한 건 별로 없지만 팀이 승리하는 데 있어서 많은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장을 처음 들어왔을 때 느낌에 대해서는 “경기 시작 전에는 우리가 워밍업할 때는 팬들이 엄청 많이 차있지는 않았는데 경기를 시작할 때는 많은 관중이 있었다. 압도되긴 했다. 체코 팬들도 있고 대한민국 팬들도 있었는데 대한민국 팬들이 더 큰 소리로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다. 팬들의 응원에 감동받았다. 뭉클한 감정도 들었다. 환호를 들으며 뛸 수 있어 기뻤다. 감격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기혁은 이날 경기에서 나왔던 아쉬운 장면들에 대해 “경기 나가기 전에 감독님께서도 이런 큰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셨다. 실수에서 회복하는 걸 중요하게 여겼고, 실수했을 때 약한 모습을 보이면 체코는 나를 더 집요하게 파고들 거라고 생각했다. 빨리 잊으려고 했고 다음 실수가 없어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수에 굴하지 않고 조금 더 안정적으로 하려 했다. 그래도 이후에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라며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은 막았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황인범의 동점골은 이기혁에게 더욱 기쁜 일이었을 테다. 그는 “동점이 됐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따라잡으니 더 욕심이 생겨서 무조건 첫 경기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전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이건 무조건 잡고 가야 하는 경기라고 말하며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이겨야겠다는 집념이 강했고, 선수들이 단합이 잘 돼서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동점골이 들어갔을 때는 기뻤기도 했는데 이렇게 수준 높은 득점을 볼 수 있어서 뜻깊었다. 인범이 형의 골이 소중했고 과정도 좋았다. 팬들께서 다음 경기를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나도 팬들의 기대에 맞춰서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감격적인 당시를 되짚어봤다.

이기혁(왼쪽, 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기혁(왼쪽, 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많은 선수들이 그렇듯 이기혁도 고지대 적응 효과가 분명했다고 언급했다. 체코는 고지대에서 공이 더 빨라지는 데 적응하지 못해 패스미스를 여러 차례 범했고, 후반 중반 이후로는 눈에 띄게 지친 기색을 보였다.

이기혁은 “사전 캠프를 할 때 일주일 동안 적응이 안 돼서 많이 힘들었다. 상대를 이기려면 더 힘든 것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2주차부터 적응이 되면서 체력적인 부분이 잘 준비됐다. 고지대를 사전에 준비한 게 오늘 큰 도움이 됐다. 체력적인 부분에서는 체코보다 한 발 더 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경기 중에 잘 보여줘서 다행이다”라고 고지대 적응 효과를 간증했다.

다음 경기 상대는 멕시코다. 이날 한국 팬들에게 가세해 열띤 응원을 펼친 멕시코 팬들이 모조리 적으로 돌아서는 셈이다. 이기혁은 “멕시코는 홈 어드밴티지가 강해서 고지대에 적응이 잘 돼있을 거다. 우리도 지지 않고 더 많이 뛰고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라며 “일주일이 남았기 때문에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 잘 얘기해주실 거다. 일주일 동안 멕시코 경기를 분석하면서 내가 경기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분석하겠다. 멕시코는 홈 어드밴티지가 있어서 팬들도 많이 찾아올 거다. 거기에 굴하지 않는 게 큰 도움이 될 거다. 선수들과 감독님, 코칭스태프와 훈련하면서 맞춰나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유일한 K리거 선발진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이기혁은 “해외파 선수들 대부분도 K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다. K리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K리그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경기에 들어가면 좋은 경기력을 펼치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팬들의 응원대로 결과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월드컵에 처음 뛰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손)흥민이 형이나 감독님께서, 코칭스태프들께서 첫 경기인데 정말 잘해줬다고 했다. 인범이 형도 골 넣고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형들도 첫 경기인데 너희들이 잘해줘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셨다. 세계적인 선수에게 그런 칭찬을 받으니까 뜻깊고 기뻤다”라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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