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25시] '당권은 짧다'는 말이 향한 곳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여의도25시] '당권은 짧다'는 말이 향한 곳

프라임경제 2026-06-12 21:14:11 신고

3줄요약
[프라임경제] "정권은 짧다"는 말이 "당권은 짧다"는 말로 돌아왔습니다. 권력을 향한 경고였던 말이 하루아침에 당 대표를 향한 경고가 됐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광주를 찾았습니다. 5·18민주묘지를 참배했고, 전남·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도 참석했습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당의 결속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돌아온 것은 박수만이 아니었습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을 겨냥해 "국민과 당원은 영원하지만 당권은 짧다"고 말했습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꺼냈습니다. 정 대표 면전에서 사실상 사퇴 압박이 나온 셈입니다.

정치는 원래 냉정합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비판자가 되고, 같은 지도부 안에서도 노선과 이해관계가 갈라집니다. 그러나 이번 장면은 유독 날이 서 있었습니다. 야당을 향한 공세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당 대표를 향한 공개 직격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설전으로만 보기 어렵습니다. 지방선거 책임론, 차기 당권 경쟁, 당원 1인1표제 논란이 한꺼번에 겹쳐 있습니다. 정 대표의 자리는 어느새 방어선이 됐습니다. 당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은 집권여당 내부 균열을 보여주는 장면처럼 읽힙니다.

물론 당내 논쟁 자체를 나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선거 결과를 평가하고, 지도부 책임을 따지고, 다음 노선을 정하는 일은 정당 민주주의의 일부입니다. 침묵만 흐르는 정당보다 논쟁하는 정당이 더 건강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시점입니다. 지금 민주당은 야당이 아닙니다. 집권여당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의 말 한마디는 곧 국정 운영의 무게와 연결됩니다. 당내 갈등이 길어질수록 국민이 보는 장면은 단순해집니다. 민생보다 당권, 책임보다 자리, 국정보다 내부 정치입니다.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말도 그래서 크게 들렸습니다. 본래 취지는 권력이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뜻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집권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순간, 그 말은 다른 해석을 낳았습니다. 정권을 만든 당이 정권의 짧음을 먼저 말하는 장면은 자연스럽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당권은 짧다"는 말은 정 대표를 향한 경고였습니다. 권력은 유한하다는 말입니다. 당원과 국민은 남지만, 자리는 지나간다는 뜻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말이 최고위원회의 공개석상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줍니다.

민주당은 6·3 지방선거에서 우세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승리의 숫자만으로 모든 경고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탈환 실패는 민주당의 확장성에 물음표를 남겼습니다. 일부 격전지에서는 여전히 민심의 벽이 확인됐고, 2030 표심 역시 민주당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남겼습니다. 여기에 대통령 지지율 하락까지 겹쳤습니다.

승리 뒤에 남은 불안한 신호를 읽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건너뛴 채 당권 계산부터 앞세우면, 국민 눈에는 반성보다 자리싸움이 먼저 보입니다. 선거 결과를 두고 책임을 묻겠다면 먼저 민심을 봐야 합니다. 지도부 거취를 따지겠다면 그 전에 민주당이 어디에서 멈췄고, 어디에서 외면받았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더 센 말이 아닙니다. 더 빠른 수습입니다. "정권은 짧다"와 "당권은 짧다"가 맞부딪히는 동안, 국민의 하루는 여전히 깁니다. 물가는 길고, 대출 이자는 길고, 소상공인이 버티는 시간도 깁니다.

정 대표가 정말 고립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공개석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당 안팎에는 여전히 정 대표를 지지하는 흐름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장면은 단순한 고립보다 더 복잡합니다. 정 대표가 혼자가 아니기에, 오히려 갈등은 더 쉽게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책임을 말하고, 누군가는 당원 주권을 말하고, 누군가는 당권을 계산합니다. 같은 당 안에서 모두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집권여당의 논쟁은 국민을 향해야 합니다. 민생을 놓고 다투고, 국정의 우선순위를 놓고 맞서고, 책임의 범위를 두고 토론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충돌은 국민보다 당 안쪽을 향해 있습니다. 그래서 더 불안하게 보입니다. 민주당이 지금 바라봐야 할 곳은 서로의 얼굴이 아닙니다. 다시 국민입니다.

당권은 짧고, 정권도 짧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평가는 오래 남습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