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장동혁의 시간' 얼마나 남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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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장동혁의 시간' 얼마나 남았나

폴리뉴스 2026-06-12 19:58:44 신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3지방선거 이후 장동혁 대표에 대해 책임을 묻는 당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때맞춰 친윤계의 내부 결속력은 원내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여야의 선관위 국정조사 합의로 장 대표의 투쟁 명분마저 국회로 흡수될 상황에 처했다. 이에 장 대표가 강성 지지층을 업고 끝까지 버틸 것이란 전망과 함께 당내 40~50%에 달하는 '반(反) 장동혁' 의원들의 대대적인 공세를 견디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동시에 나온다.

6·3 지방선거 패배로 리더십 추락…봇물 터진 책임론

장 대표를 향한 책임론의 출발점은 단연 6·3지방선거 결과다. 그는 당의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직함을 달고 전면에서 선거를 진두지휘했지만 결과는 광역단체장 기준 민주당 12곳, 국민의힘 4곳이라는 완패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사실상 2022년 지방선거의 판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곳을 차지하며 5곳을 확보하는 데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다. 당시 정치권과 언론은 이를 국민의힘의 압승, 민주당의 참패로 규정했고 민주당 지도부 역시 패배를 인정하며 책임론을 피하지 못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광역단체장 2곳 외에 나머지 지역을 모두 내주며 참패했고, 당시 홍준표 대표는 선거 패배 직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보수정당의 관례였다는 의미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가 끝난 뒤 장 대표와 강경파 지도부는 '선방' 혹은 '선전'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막판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이 가장 큰 배경이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해 장 대표와 거리두기를 했던 후보들은 살아남고 장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후보들은 낙선했다는 점에서 궁색한 논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 소속 의원들은 지난 11일 장 대표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그간 장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견은 있었지만 공식적인 퇴진 요구는 처음이다. 이 같은 목소리에는 앞으로도 점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장 대표는 선거 직후부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부실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전국 단위 재선거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과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개표가 진행된 서울 올림픽공원 일대를 수차례 방문하며 현장 투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선관위 진상규명이 우선"이라며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리더십의 마지막 불씨를 살려보겠다는 것 같은데 그건 황교안의 길"이라며 "그렇게 가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수 원로인 이재오 전 장관도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야당 대표가 아무도 안 받아주니까 잠실로 갔는데 가면 안 된다"며 "왜 지금 그만둬야 하고 왜 버티면 안 되는지를 본인이 모른다. 정치를 좀 더 배워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원내대표 선거서 드러난 당내 변화 조짐

장 대표의 버티기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당내 기반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는 그 결속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윤계 당권파로 분류되는 정점식 의원이 최종 당선됐다. 겉으로 보면 친윤계의 승리였지만 투표 과정을 들여다보면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1차 투표에서 106명의 의원 가운데 정 의원은 47표, 김도읍 의원은 39표, 성일종 의원은 20표를 기록했다. 정 의원이 1차 투표에서 친윤계 몰표를 받아 무난히 과반을 확보할 것이란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더욱이 결선투표에서 정 의원은 55표를 얻어 48표를 받은 김 의원을 불과 7표 차이로 간신히 따돌렸다. 표심을 분석해 보면 1차에서 성 의원을 지지했던 20명 중 무투표 3명을 제외하고 9명이 비당권파인 김 의원에게, 8명이 정 의원에게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비당권파 성향의 의원 8명이 정 의원에게 표를 던지면서 턱걸이 당선은 시켰지만 친윤계의 단일 대오가 무너졌음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친윤계의 당내 장악력과 결속력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은 장 대표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7표 차이라는 외형적인 표차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지역 색깔을 떠나 큰 변화를 바라는 의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재준 최고위원도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물밑에서는 (장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70~80% 이상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지도부가 그냥 임기를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조사 시작되면 재선거 주장 동력도 약화

장 대표의 정치적 돌파구이자 '산소호흡기'로 여겨지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역시 조만간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병도·정점식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계획서를 협의·채택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변수로 남아 있지만 국정조사 자체는 피하기 어려운 수순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여야는 각각 마련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특위가 구성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하면 선거 과정 전반에 대한 검증의 무게중심은 자연스럽게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선관위 관계자와 선거사무 종사자들에 대한 증인 채택, 자료 제출 요구, 현장 조사 등이 국회 차원에서 이뤄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장 대표가 직접 현장을 찾아 투쟁을 이어가는 지금의 방식은 정치적으로 힘을 잃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관위 진상규명은 국회에 맡기고 미뤄둔 선거 패배 책임 소재 규명과 당 재건에 대한 요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방선거 패배 이후 책임론을 뒤로 미룬 채 투쟁을 이어온 장 대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버티면 방법 無" vs "'反 장동혁' 파급력 엄청날 것"

다만 장 대표가 스스로 물러날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 끌어낼 방법이 없다는 현실적 한계도 존재한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결론에는 당내에서도 별 이견이 없지만 분위기는 크게 나쁘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이 선전했다는 의견이 높고, 무엇보다도 장 대표에 대한 당심의 지지세 역시 아직은 그리 낮지 않다.

12일 장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했다는 응답이 40.2%, 민주당이 선전했다는 응답이 35.7%로 조사된 폴리뉴스·KNA25-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를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며 "장동혁이 정신승리? 그들의 정신패배"라고 적었다. 아울러 "결국은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승리할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기도 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11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 책임론은 선거가 끝난 직후에 가장 크게 분출하고 위력이 있는 건데 이미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그 고비는 넘겼다"며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않고 버틸 것이기 때문에 최소 몇 달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 대표가 버티면 국민의힘의 역학 구조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국민의힘은 민심이 당심을 넘어서기 어려운 구조"라며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잠시 전환했다가 장 대표를 포함한 친윤계 인사들 중 하나가 당 대표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선거 결과를 지렛대 삼아 장동혁 지도부를 교체하려는 당내 세력이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한 만큼 그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대안과 미래는 25명, 친한계는 20명가량으로 양쪽에 중첩되는 인원을 제외해도 도합 40명이 넘는 규모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김도읍 의원에게 투표한 의원은 48명이었다. 비당권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한동훈 의원도 원내에 입성한 상태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소장파 중심의 의총 소집 요구를 정점식 원내대표가 거부할 수 없기 때문에 내주 의총에서의 기류가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 옹호를 공식적으로 주장하는 의원들이 정치적 부담으로 입을 다물 경우 사퇴 기류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며 "만약 우재준·신동욱·양향자 최고위원이 나서게 되고 김재원 최고위원까지 대세에 추종하면 지도부 붕괴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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