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서울과 대구 등 주요 격전지에서 실제 개표결과와 차이가 크게 나타나면서 정확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온 가운데 당초 발표된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출구조사를 수행한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코리아 등 3개 여론조사기관 중에서 한국리서치가 담당한 4개 지역(서울·대구·울산·충북)의 성·연령별 유권자 분석에서 사전투표자 예측 데이터가 누락된 채 당일 출구조사 결과만 반영됐다.
당시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2030 여성들도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보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여러 분석이 나왔는데 애초 잘못된 조사 결과였던 것이다.
출구조사, 서울시장·경남지사·전북 등 접전지 모두 빗나가
한국방송협회와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꾸려 지난 3일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입소스·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전국 16개 시도 615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10만8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7~4.1%포인트였다.
출구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경기·인천·울산·경남 등 11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고, 국민의힘은 경북 1곳에서 우세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는 달랐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1%p 이상 앞서며 당선됐다.
경남지사 선거 역시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가 51.34%로 승리했다. 전북지사 선거도 접전이 예상됐으나 실제 개표에서는 10%포인트 가까운 격차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차의 원인으로 낮은 응답률과 사전투표 보정의 한계를 지목한다.
비밀투표 권리에 민감한 유권자들이 출구조사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무응답'이 실제 표심을 반영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또한 사전투표는 법적으로 출구조사가 불가능해 사후 전화조사로 보정하는데, 정치 고관여층이 과대 표집될 가능성이 있어 정확도를 떨어뜨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서울·대구·울산·충북 사전투표자 데이터 누락…공식 사과
그럼에도 출구조사 정확도가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애초 발표된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한국방송협회가 참여하는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11일 지방선거 출구조사 과정에서 서울·대구·울산·충북 지역의 성·연령별 유권자 분석 데이터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KEP는 입장문을 통해 "지상파 3사의 선거방송 중 일부 지역의 성·연령별 유권자 성향 분석 데이터에 오류가 있음을 인지하고, 내부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코리아 3개 여론조사기관이 전국 16개 시·도를 나눠 수행했다. 정확한 예측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선거 당일 출구조사 데이터와 사전투표자 예측 전화 조사 데이터를 합산해 이루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리서치가 담당한 4개 지역(서울·대구·울산·충북)의 성·연령별 유권자 분석에서는 사전투표자 예측 데이터가 빠진 채 당일 출구조사 결과만 반영됐다는 것이 KEP의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이번 오류는 한국리서치의 업무상 과실로 확인됐다. KEP는 "최종 당선자 예측 결과에는 두 조사가 정상적으로 반영됐으나, 성·연령별 분석 데이터에서만 누락이 발생했다"며 "조사기관의 과실에 따른 문제였으며, KEP가 특정 의도를 가지고 데이터를 수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관리·감독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한국리서치도 별도의 사과문을 내고 "예측 산출 시스템에서 사전투표 전화조사 결과를 결합하지 않는 옵션을 잘못 선택해 당일 출구조사 결과만으로 예측치가 산출됐다"며 "이는 전적으로 한국리서치의 착오이며, 오류를 인지한 후 즉시 공동수행사와 방송협회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예측 득표율은 정상적으로 산출됐고, 오류는 성·연령별 세부 계층 예측치에 한정된다"고 덧붙였다.
KEP는 향후 검증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고, 계약 위반에 따른 법적 대응 등 엄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재계산 결과, 30대 여성 오세훈 우세서 정원오 우세로
KEP는 이날 입장문과 함께 재계산된 성·연령별 득표율 추정치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4개 지역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전 세대에 걸쳐 과소 예측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의 데이터가 누락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방송 당시 20대 득표율 추정치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 35.9%,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56.8%로 오 후보가 2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보도됐다. 30대 역시 정 후보 36.7%, 오 후보 59.7%로 격차가 컸다.
그러나 실제 득표율은 20대 정 후보 41.9%, 오 후보 48.8%, 30대 정 후보 44.2%, 오 후보 51.1%로 나타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 이는 2030 세대가 국민의힘에 '쏠림 투표'를 했다는 해석이 과장됐음을 보여준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오류가 드러났다. 방송 추정치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가 43%,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54.9%로 나타났지만 실제 득표율은 김 후보 52.3%, 추 후보 44.2%로 김 후보가 과반을 넘겼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