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몸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결승골을 넣은 오현규가 자신의 득점과 팀 승리에 크게 기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러 체코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쉽사리 앞서나가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 득점으로 방점을 찍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반에는 총 8차례나 슈팅을 퍼부었는데 이 중 유효슈팅은 1회에 불과했다. 그러다 보니 체코에도 기회가 찾아왔고, 그들은 후반 14분 블라디미르 초우팔의 롱 스로인에 이은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의 헤더골로 앞서나갔다. 그래도 한국은 후반 22분 이강인의 로빙패스를 달려가 잡은 황인범이 수비와 골키퍼를 동시에 제치고 정교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오현규는 동점골 이후 곧바로 경기장에 투입됐다. 홍 감독은 선발로 나선 스트라이커 손흥민을 후반 24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교체했다. 손흥민이 ‘한 방이 있는 선수’임을 고려할 때 용단이라 할 만했다.
오현규는 홍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한 방’으로 한국에 승점 3점을 선사했다. 후반 35분 백승호가 오른쪽 수비 배후로 내준 공을 황인범이 따라가 잡은 뒤 타이밍을 늦추지 않고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오현규는 가까운 골대 쪽에서 잘라들어가 왼발로 공을 툭 건드렸고, 이것이 마테오 코바르시 골키퍼를 지나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오현규는 “4년 전에 내가 꿈꿨던 그대로 첫 경기에서 득점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기쁘고, 더할 나위 없다”라며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기억이 자세하게 안 나서 영상 보고 이렇게 골이 들어갔구나 알았다”라고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실 오현규는 이날 38도 고열에 시달려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관련해서는 “갑자기 점심 먹고 열이 엄청 올랐다. 내가 뛸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이 경기를 할 수 있을지 많은 의구심이 들었는데 의료진 선생님들이 극진하게 보살펴주셔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닥터쌤들 덕분”이라며 “아팠던 건 골을 넣기 위해서였나 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하 오현규 인터뷰 전문.
예비 선수에서 첫 경기 결승골까지
4년 전에 내가 꿈꿨던 대로 첫 경기에서 득점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기쁘고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멕시코전 대비
다음 경기는 어려울 거다. 멕시코 홈에서 치러지는 거다. 그래도 우리는 멕시코를 상대로 즐기려 한다.
결승골 복기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경기 뛰는 내내 어떻게 뛰었고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기억이 자세하게 안 나서 영상 보고 이렇게 골이 들어갔구나를 알았다.
고열로 좋지 않은 컨디션
갑자기 점심 먹고 열이 엄청 올랐다. 내가 뛸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이 경기를 할 수 있을지 많은 의구심이 들었는데 의료진 선생님들이 극진하게 보살펴주셔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닥터쌤들 덕분이다.
컨디션 난조 원인은
그런 건 아니고 골을 넣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교체 투입 전 홍명보 감독의 지시
감독님께서 들어가기 전에 자신감을 많이 불어넣어주셨다. 들어가서 슈팅 많이 때리라고 말씀하셔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 첫 월드컵이지만 아무래도 4년 전에 가까이서 형들 모습 보면서 경험했던 것이 들어가서 떨지 않고 할 수 있던 비결인 듯하다.
4년 전과 지금 차이
개인적인 기량도 많이 성장했고, 아무래도 유럽에서 하다 보니 유럽 선수들과 부딪칠 때 자신이 있었다. 득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고지대 적응 훈련 효과
우리가 솔트레이크시티부터 준비해오면서 정말 힘든 훈련도 다 이겨내면서 해왔는데 그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됐다.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게 ‘너희들이 솔트레이크에서 지금 여기 멕시코 오기까지 고생 많이 했지 않냐. 이제 너희가 그 훈련하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을 차례다. 꼭 이겼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 승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
마치 홈과 같았던 경기장 분위기
전반부터 많은 멕시코 팬들이 ‘코레아’라고 많이 외쳐주시더라. 내가 들어가고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 다시 한번 ‘코레아’라고 멕시코 팬들과 한국 팬들이 외쳐주셨다. 그것이 우리가 더 뛸 수 있는 원동력이었고,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정말 감사하다.
가게도 잠시 닫고 멕시코에 온 가족들에게 한 마디
앞으로 한 달 뒤에 가게 안 열어도 될 수 있게 남은 경기 더 잘해서 앞으로 편하게 할 수 있게 잘 해야 할 것 같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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