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마나모아’ 운영자로 알려진 30대 남성이 일본에서 국내로 송환됐지만, 창작자 단체는 이번 사건이 과거 범죄 정리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12일 콘텐츠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는 전날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9년 운영이 중단된 불법 만화 유통 사이트 ‘마나모아’ 운영자의 국내 강제 송환은 환영한다”면서도 “이번 사건이 단순히 과거 범죄를 정리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전날 일본 당국으로부터 저작권법 위반 사범 A(37)씨를 범죄인 인도 조치로 국내 송환했다고 밝혔다. 일본으로 귀화한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불법복제 만화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유명 만화 저작물 1400여개를 무단 게시하고, 도박사이트 광고를 통해 범죄수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2년 ‘한일 범죄인 인도 조약’ 체결 이후 일본으로부터 일본 국적 범죄인을 인도받은 첫 사례다.
협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버젓이 운영하면서 창작자들의 권리를 짓밟고 있는 불법 유통망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질 때 그 의미가 완성될 것”이라며 “그 중심에 ‘뉴토끼’와 ‘북토끼’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토끼’와 ‘북토끼’는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망으로 지목돼온 사이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1일 개정 저작권법에 따라 저작권 침해 사이트 34곳에 대한 긴급 접속차단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이날 오후 4시 기준 ‘뉴토끼’ 명칭을 내세운 유사 사이트가 새 주소를 통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는 “현재도 불법 사이트들은 작가들의 노동과 열정이 담긴 창작물을 무단으로 복제·배포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며 “언제까지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 산업이 범죄 집단의 먹잇감으로 방치돼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오늘의 송환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대한민국 창작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망을 완전히 해체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송환된 인물과 타 불법 사이트 사이의 관계성은 물론 공범·조력자 여부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찰청에 형사 고소장도 접수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K-웹툰 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불법 만화 사이트 대응도 산업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창작물이 무단 유통될 경우 플랫폼 매출 감소뿐 아니라 작가에게 돌아가야 할 정산 수익과 2차 사업 기회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웹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웹툰 산업 총매출액은 2조2856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2조원을 넘었다. 수출 비중은 일본 49.5%, 북미 21.0%, 중화권 13.0%, 동남아시아 9.5%, 유럽 6.2% 순으로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번 송환 관련 참고자료에서 실태조사상 시장 규모를 토대로 웹툰 불법 유통에 따른 합법 시장 침해 규모가 지난 2023년 4465억원에서 2024년 4571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A씨가 도박사이트 광고나 제휴 수익, 후원금 등 불법 사이트 운영으로 얻은 경제적 이익이 특정될 경우, 향후 범죄수익 환수 절차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불법 OTT 사이트 ‘누누티비’ 사건에서도 범죄수익 환수가 이뤄진 바 있다. 대법원은 지난 1월26일 누누티비 운영자의 상고를 기각해 징역 4년6개월형과 가상자산 몰수, 범죄수익 일부인 3억7470여만원의 추징 명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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