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부정선거·재선거·당일투표·수개표"…달라진 잠실, '윤어게인 함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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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부정선거·재선거·당일투표·수개표"…달라진 잠실, '윤어게인 함성'만 

폴리뉴스 2026-06-12 16:29:08 신고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에서 한 시민이 '당일개표 수개표'라고 적은 판넬을 들고 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에서 한 시민이 '당일개표 수개표'라고 적은 판넬을 들고 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가 일주일째 이어진 11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부터 핸드볼경기장 앞까지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눠주는 손길이 이어졌다. 시위 참여자들은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를 반복했다. 

시위 초기 참여자들은 자체적으로 규칙을 세웠다. '재선거'만 외치고, 태극기만 흔들자는 것이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관리 부실 문제 제기를 정치 집회와 구분하려는 시도였다. 이처럼 시위는 '참정권 침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일주일 사이 합의가 깨지면서 집회 성격이 변하는 양상이다. 

"참정권 회복" 외침, 사전투표 폐지 요구로 번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에서 한 대학생이 '청춘을 걸고 여러분의 가장 젊은 날 이곳에서 함께 외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에서 한 대학생이 '청춘을 걸고 여러분의 가장 젊은 날 이곳에서 함께 외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전국 18개 대학 총학생회는 10일 각 캠퍼스에서 동시다발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행정 부실만이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이 훼손된 사안으로 규정했고, 진상 규명과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혁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국정조사 및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기본권 침해에 대한 실효적 구제 대책 마련, 중앙선관위 구조 개혁, 시민 참여 독립적 개혁 감시기구 설치 를 촉구했다.  

당시 학생들은 부정선거론과는 선을 그었고, 이번 사안이 정쟁으로 비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재선거 요구 역시 일부 대학 성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학가 내부에서도 재선거 여부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자칫 부정선거라는 프레임이 덧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142개 대학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이나 성명을 냈다. 그러나 12일 잠실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구호는 달랐다. 

현장에서는 20대와 30대 참여자가 다수를 이루는 가운데,  '부정선거'가 구호로 외쳐졌다. 이들은 '사전투표 폐지', '수개표 실시' 등이 적힌 도화지를 흔들기도 했다. 참정권 침해를 바로잡자는 주장이, 참정권 보장을 위해 도입된 사전투표 제도 폐지 요구로 이어진 것이다. 당일투표만을 요구하는 이러한 구호는 현행 선거 제도 전반을 부정하는 기존 부정선거론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참여자들의 증언에서도 구호가 바뀐 과정이 드러났다. 21세 남성 한 모 씨는 "저도 처음에는 재선거만 외치려 했지만, 선관위 개편 없이는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토요일까지는 부정선거를 외치고 싶어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를 기점으로 재선거만 외치는 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갑자기 늘었다"고 말했다. 

'대진연' 구분 위해 '부정선거' 구호 사용됐다는 주장도 

서울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이 송파구 개표소로 활용된 핸드볼경기장을 향해
서울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이 송파구 개표소로 활용된 핸드볼경기장을 향해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외치고 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지난 3일 저녁부터 시위에 참여했다는 한 남성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최근 시위에 합류했는데, 그들은 부정선거 대신 부실선거라는 표현을 쓴다"며 "그들을 골라내기 위해 부정선거 구호가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회 내부에서는 '부정선거, 당일투표를 외치지 않는 사람은 대진연'라는 강경파의 주장이 시위 참여자들 간 공감대를 형성했고, 재선거라는 현실적 대안에 집중하자는 온건파를 프락치나 스파이의 소행으로 몰아세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청년들에 감사"…현장에선 대통령 향한 혐오 발언 이어져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 곳곳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특정 인사를 향한 혐오 발언이 발생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 곳곳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특정 인사를 향한 혐오 발언이 발생했다. 2026.6.11. [사진=폴리뉴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그 문제를 지적하는 청년들에 대해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수성 있게 민감하게 대응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일"이라며 "적당히 넘어갈 뻔했는데, 그러면 또 이런 일이 생겼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고민하게 해준 청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대통령을 겨냥한 혐오 발언이 오갔다. '윤석열은 옳았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든 참가자와 '윤어게인'이 인쇄된 빨간색 자켓을 입은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한편에서는 'STOP THE STEAL' 문구를 손으로 쓴 팻말을 초등학생이 배포하고 있었고, 곳곳에서는 '멸공' 구호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현장에서 자원봉사 중인 한 시민은 "초반에 비해 현장 분위기가 많이 변질됐다고 느낄 때도 있다"며 "이건 좌파·우파 문제가 아니라 참정권 문제로 나온 것인데 한쪽 정치 성향의 집회로만 비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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