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문제가 발생한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를 촉구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면 재선거 주장에는 선을 그으며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분 재선거를 제시해 주목된다.
나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3 지방선거에서 문제가 발생한 선거구는 반드시 재선거해야 한다”며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 되고, 실수가 반복되면 고의가 된다”며 “부실 정황이 겹겹이 쌓인 상황을 단순한 무능이나 행정 착오로 볼 수 없고 명백한 부정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나 의원은 “제가 서울시장 당선자였다면 지금 당장 잠실 올림픽공원 현장으로 가서 재선거를 선언했을 것 같다”며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 수가 당락을 바꿀 규모가 아니라 하더라도 헌법적 위법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거의 유효성은 결과적 득표 차가 아니라 그 이전 단계인 절차의 헌법적 정당성에 있다”며 “이번 사태는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는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나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법원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재선거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관위는 법원 판단 뒤에 숨지 말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역 등에 대해 직권으로 부분 재선거를 결단해야 한다”며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선관위의 귀책사유로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될 경우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선거를 무효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현행법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선거 무효를 인정하고 있다”며 “잘못은 선관위가 해놓고 유권자에게 선거 결과 영향을 입증하도록 하는 것은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개정안에는 선거 소청 기간을 현행 선거일 후 14일 이내에서 당선인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선관위 조직 개편 필요성도 거론했다. 나 의원은 “선관위는 헌법이 부여한 최소한의 관리 기능만 남기고 투·개표 등 선거 집행 실무는 다른 기관에 위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사실상 해체 수준의 개혁을 요구했다.
아울러 관외 사전투표 폐지와 관내 사전투표 축소 등 선거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다만 나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전면 재선거론에 대해서는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참정권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이 전면 재선거일 수도 있고 부분 재선거일 수도 있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부분 재선거 정도가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선거 전반의 무효를 주장하며 전면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는 장 대표와는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장 대표가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전국 단위 재선거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반면, 나 의원은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 한정한 재선거와 제도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재선거 요구에 대해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나 의원이 부분 재선거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재선거 범위와 방식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단순히 선거 결과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 논의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전면 재선거와 부분 재선거를 놓고 온도차가 드러나면서 향후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 정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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