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방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책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중소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원책이 현장 자금난을 일부 완화하고 있지만, 지방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폐업 1000건 넘어…지방 중소업체 직격탄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방 사업장을 중심으로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경영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익스포저 관리 강화로 PF 심사가 까다로워진 데다 미분양 누적과 공사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폐업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1000건을 넘어섰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폐업 증가가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집중되고 있다. 수도권보다 지방 지역의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으며, 신규 사업이 위축되면서 공사 물량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지 매입과 인허가를 마친 사업장조차 본 PF 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 일정이 연기되거나 착공이 미뤄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분양·공사비 부담 가중…대형사와 격차 확대
정부가 운영 중인 중소 건설사 PF 특별보증은 시장에서 소진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특별보증 승인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된 지원 물량의 상당 부분이 집행되면서 현장의 자금 수요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PF 특별보증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권 밖 중소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기존 신용도와 담보 여건이 부족한 업체들이 금융권 문턱을 넘기 어려웠지만, 사업성 중심 평가를 통해 금융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미분양 부담도 경영 압박을 키우고 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준공 후에도 분양되지 않은 물량 상당수가 지방에 몰려 있다. 사업비 회수가 지연될수록 금융비용 부담은 커지고 현금 흐름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공사비 상승세도 중소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자재비와 인건비 부담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사업 채산성이 떨어졌고, 수주 물량 감소까지 겹치며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 신규 물량과 자금이 상대적으로 우량 사업지에 집중되면서 업계 내부 격차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건설사의 부실이 개별 기업에 그치지 않고 협력업체와 지역경제, 금융권으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건설업은 연관 산업이 많아 부실이 확산된다면 파급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까지 더해지면서 건설 현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사업성이 취약한 지방 사업장일수록 부담이 먼저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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