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라인야후를 새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글로벌 플랫폼 게임사’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LINE)을 게임 유통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앱마켓 중심의 퍼블리싱 구조를 넘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관계자는 “글로벌 인프라를 보유한 새로운 최대주주 및 카카오와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며 글로벌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성과가 회사와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2일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라인게임즈 김태환 최고전략책임자(CSO), 카카오게임즈 이시우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김태환 후보자는 넥슨코리아와 넥슨재팬, 넥슨아메리카 등을 거치며 글로벌 게임 사업 경험을 쌓은 전략 전문가로, 2023년부터 라인게임즈 CSO를 맡아 게임 사업 전반을 총괄했다. 이시우 후보자는 카카오게임즈 창립 초기 멤버로 모바일 퍼블리싱 사업 본부장과 CBO를 역임하며 모바일·PC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해왔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지난 3월 발표된 3000억원 규모 지분 재편의 후속 절차다. 라인야후가 출자한 투자법인 LAAA 인베스트먼트는 카카오게임즈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 카카오 보유 지분 일부 매입을 통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카카오는 2대 주주로 전환되지만 전략적 파트너십은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보다 일본 플랫폼과 콘텐츠 결합을 염두에 둔 전략적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라인 플랫폼 활용 가능성이다. 일본에서 사실상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은 메신저를 넘어 결제, 콘텐츠 소비, 광고가 결합된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일본 이용자들이 별도의 앱 마켓을 거치지 않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는 만큼 게임 유통 채널로 활용될 경우 기존 퍼블리싱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메타보라게임즈는 올해 초 블록체인 게임 ‘매직스쿼드’를 라인넥스트 디앱 포털에 출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라인 미니앱 기반 웹3 게임 ‘퍼즐앤가디언즈’를 일본 시장에 정식 선보였다. 이용자는 별도 앱 설치 없이 라인 메신저 안에서 즉시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신작 출시를 넘어 라인 생태계를 유통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이러한 구조가 카카오게임즈 본체의 신작으로 확대된다면 파급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출시가 예정된 ‘오딘Q’, ‘도깨비의 세계’ 등 주요 기대작들이 기존 앱마켓 중심이 아닌 라인 플랫폼과 연계될 경우 일본 시장 공략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여전히 신작 ‘한 방’에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카카오게임즈가 주목받는 이유다. 대부분의 게임사가 현지 퍼블리셔 확보와 대규모 마케팅에 의존하는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최대주주가 보유한 플랫폼을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드문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플랫폼 기반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 라인의 이용자 기반이 결합될 경우 기존 국내 게임사들과는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가 새 주주 체제에서 신작 경쟁력과 글로벌 매출을 동시에 키워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며 “시너지의 성공 여부는 결국 실적으로 확인되겠지만 라인야후가 많은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은 세계 2위 게임 시장인 만큼 전략적 거점으로서 중요성이 크다”며 “현지화 전략에 성공할 경우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동남아 시장 역시 한국 콘텐츠에 우호적이고 모바일 중심의 대규모 디지털 인구를 확보하고 있어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학계에서는 이번 지분 재편의 핵심을 단순한 최대주주 교체가 아닌, 새로운 유통 구조 구축 가능성에서 찾았다. 서로 다른 이용자 기반이 결합해 기존 게임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동양대학교 김정태 게임학부 교수는 글로벌 플랫폼 게임사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카카오게임즈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라인야후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강점을 가졌고, 카카오게임즈는 한국 이용자 기반이 탄탄한 만큼 양사 결합을 통해 아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확장 전략이 가능하다”며 “라인은 이미 강력한 사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게임 퍼블리싱 채널로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 플랫폼 기반 유통 구조를 잘 활용하면 한국 게임사들의 해외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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