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청년층 '복합 양극화' 심화…자산도 소득도 하위권 비중 4년 만에 두 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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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청년층 '복합 양극화' 심화…자산도 소득도 하위권 비중 4년 만에 두 배 증가

폴리뉴스 2026-06-12 13:30:36 신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산업 간 임금 격차 확대, 인공지능(AI) 확산이 맞물리면서 청년층의 자산·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계층에 속하는 청년 비중이 최근 4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복합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1일 발표한 '우리 경제 가계 양극화의 실태와 파급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놨다.

한국은행이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1분위)에 속하는 가구 가운데 20~30대 비중은 2020년 7.9%에서 지난해 15.2%로 증가했다.

불과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최근 청년층이 자산 형성과 소득 확보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복합적인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도권 공공기관에서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월급 대부분이 월세와 생활비로 나가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집을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디자인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많아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은 자산 양극화 심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지목했다.

전체 순자산 지니계수는 2017년 0.584에서 지난해 0.625로 상승하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이재호 한국은행 조사국 차장은 "최근 자산 가격 상승 속도가 매우 빨라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만으로는 자산 형성 사다리에 올라서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활동 초기 단계에 있는 청년층은 부동산 보유 비중이 낮아 집값 상승의 수혜를 받지 못하면서 자산 격차가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청년층 내에서는 소득이 높더라도 자산 상위 계층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20~34세 청년층 가운데 고소득·고자산 계층 비중은 감소한 반면, 중상위 소득을 올리더라도 자산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과거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 속도가 자산 축적 속도를 크게 앞서면서 과거 존재했던 자산 형성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소득 격차 역시 다시 확대되는 흐름이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소득 지니계수는 2016년 0.353에서 2023년 0.323까지 개선됐지만 지난해에는 0.325로 상승하며 3년 만에 다시 악화됐다.

이는 최근 반도체와 AI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호황과 비IT 산업의 부진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성과급 확대와 임금 상승이 이어진 반면, 비IT 업종은 상대적으로 임금 증가 폭이 제한됐다.

한국은행은 "과거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가 주요 문제였다면 최근에는 산업 간 임금 격차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기술 발전도 청년층의 미래 소득 기반을 흔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이 낮고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AI에 의한 업무 대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자인, 사무관리, 콘텐츠 제작 등 일부 직무는 생성형 AI 기술 발전에 따라 자동화 위험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는 청년층 고용이 감소하는 반면 50대 이상 고용은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이는 경험과 관리 역량이 필요한 직무는 유지되는 반면 단순 반복적 업무 중심의 청년층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자산과 소득 양극화가 단순한 분배 문제를 넘어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0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자산 상위 10%의 자산 점유율이 1%포인트 증가할 경우 2년 뒤 총요소생산성(TFP)은 평균 0.16%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요소생산성은 기술 혁신과 자원 배분 효율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 성장 지표다.

한국의 경우 상위 10%의 순자산 점유율이 2022년 43.0%에서 올해 46.1%까지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양극화 완화를 위해 청년층 자산 형성과 소득 기반 확충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지원 확대,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한 투자 기회 확대, AI 대체 위험 직군에 대한 재교육 및 직업훈련 강화 등을 제시했다.

또 반도체 중심 성장 구조에서 벗어나 조선·방산·원전 등 비IT 핵심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청년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확대하고 산업 간 성장 격차를 완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양극화 심화를 막을 수 있다"며 "AI 시대에 대응한 노동시장 구조 개편과 직업 전환 지원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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