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뺏긴 신한카드의 선택…지주사 '포용금융' 외칠 때 '고금리 장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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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뺏긴 신한카드의 선택…지주사 '포용금융' 외칠 때 '고금리 장사' 논란

르데스크 2026-06-12 12:30: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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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업계 1위 자리를 뺏긴 신한카드가 서민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1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자금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신한카드가 업계 최고 수준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전사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상생금융'·'포용금융' 가치와도 괴리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주요 8개 카드사 가운데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카드의 지난달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8.50%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카드(18.48%), 현대카드(18.47%), KB국민카드(18.36%) 등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특히 신한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지난 2월 18.23%에서 3월 18.41%, 4월 18.46%, 5월 18.50%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선 셈이다.

 

장기카드대출인 카드론 금리 역시 신한카드가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의 5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31%로 현대카드(14.18%), 삼성카드(14.08%), 하나카드(13.65%), 롯데카드(13.63%), 우리카드(13.62%) 등을 모두 상회했다. 가장 낮은 금리를 제공한 비씨카드(11.24%)와 비교하면 3%p 이상 높은 수준이다.

  

▲ 국내 주요 카드사 현금서비스·카드론 5월 평균 금리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경제시민단체 안팎에선 서민들의 카드론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카드의 고금리 정책이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1분기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6000억원 이상 증가한 규모로 사실상 43조원에 육박한다. 금융당국이 카드론을 일반 신용대출로 분류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며 관리에 나섰음에도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선 카드론 증가의 배경으로 금융권 전반의 대출 공급 축소를 꼽는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심사를 강화한 데 이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도 신규 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차주들의 선택지가 크게 좁아졌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1금융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을 이용해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에서 높은 금리로 수익을 보전하려는 경영 방식은 소비자 보호와 거리가 멀다"며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한 채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드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카드의 고금리 기조 배경에 실적 개선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월 취임한 박창훈 사장은 본부장에서 곧바로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는 파격 인사를 통해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카드업계는 삼성카드가 10년 만에 신한카드를 제치고 당기순이익 기준 업계 1위에 오르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시기였다. 업계에서는 박 사장에게 업계 선두 탈환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 최근 1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는 가운데 신한카드가 업계 최고 수준의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박창훈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

  

취임 이후 박 사장은 강도 높은 경영 효율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팀장급 보직의 약 30%를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11월에는 콜센터 등 위탁업체 소속 상담 인력 약 200명에 대한 감축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해 말에는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성과급 미지급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본사 직원들의 집회가 열리는 등 내부 갈등도 불거졌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삼성카드와의 실적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6459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반면 신한카드는 4767억원에 머물렀다. 양사 간 당기순이익 격차는 2024년 925억원에서 지난해 약 1700억원 수준으로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벌어졌다.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도 신한카드의 위상은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개인 신용판매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18.54%, 삼성카드가 17.80%를 기록했다. 양사 간 격차는 0.74%p에 불과해 사실상 접전 양상으로 평가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카드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신한카드 측은 금리 수준이 차주의 신용도와 조달 비용,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업계 안팎에선 신한카드의 고금리 중심 영업 전략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한 '포용 금융'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신한카드의 고금리 영업 전략은 신한금융그룹이 내세우고 있는 경영철학과도 거리가 멀다. 신한금융은 최근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 확대를 핵심 경영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지주 내 핵심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업계 최고 수준의 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0일 올해 총 5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하고 4조5000억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중 33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우선 소각하고, 연내 소멸시효가 도래하는 채권까지 포함해 연말까지 총 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정리할 방침이다.

 

당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금융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방식"이라며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고 사회 안전망 역할을 다하는 기업시민으로서 고객과 사회의 신뢰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카드업계 선두를 다투는 신한카드의 현재와 같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취약계층의 채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급전이 필요한 서민층이 마지막으로 찾는 금융수단인 만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1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서민들의 주요 자금 조달 창구인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마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고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회사의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금융상품의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금융 접근성을 악화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한금융그룹이 상생과 포용금융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계열사 역시 단기 수익성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 보호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측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카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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