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사태 수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1일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선관위 개혁을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지시했다.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14일 이탈리아 현지에서 화상 수보회의를 열고 투표용지 사태를 논의하기로 했다.
김 총리 "선관위 대오각성해야, 무관용 대응"…정부, 개혁·진상규명 총력
김민석 국무총리가 11일 "증거보존이 필요한 투표함이 이미 파괴됐다는 사실은 선관위가 사태의 심각성을 여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국민들 사이에서 '선관위를 차라리 해체하는 게 낫다', '해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선관위 개혁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김 총리 주재로 '국민참정권 침해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의 진상규명과 선관위 개혁을 위해 국정조사 협조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회의에는 김정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 최휘영 문체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리, 김민재 행안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선관위가 위부터 아래까지 대오각성해야 한다"며 국회에 "특위 구성을 신속히 협의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제도개선 논의를 이끌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정부도 필요한 부분에 적극 협력하겠다. 검경은 합동수사본부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서울 올림픽공원 일대 시위와 관련해 "참정권 침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민주질서 침해 또한 용납돼선 안 된다"며 "시민 통행을 막고 경찰을 감금하거나 시민을 비방하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국민 요구를 빌미로 오히려 민주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정당한 의사표현은 존중·보호하되,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불법행위는 신속히 수사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며, 공동시국선언을 한 17개 대학 학생단체를 포함해 청년·대학생을 중심으로 공론화에 착수하기로 했다.
李대통령 "잠실 시위대 폭력행위 용인 안 돼"
14일 伊 현지서 '화상 수보회의'…투표용지 사태 논의
이탈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4일(현지시간) 오후 2시, 현지에서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같은 날 오후 9시에 열리는 이번 회의는 순방 기간에도 국정 운영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도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최근 논란이 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진다. 정무수석실은 선관위 국정조사 계획과 제도 개선 방안을 보고하고, 민정수석실은 검경 합동수사본부 발족과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할 예정이다. 경제성장수석실은 외환·금융시장 동향과 대응책을 보고한다.
이 대통령은 귀국 직후인 19일에도 수석보좌관회의를 소집한다. 통상 목요일에 열리는 회의를 순방 일정으로 건너뛰지 않고 하루 조정해 개최하는 것으로, 여름철 자연재해 대응 체계 점검이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귀국 즉시 민생과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잠실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 중인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10일 X(옛 트위터)에 잠실 시위 현장에서 '감금·조롱' 피해를 본 경찰 간부 관련 언론 보도도 공유하면서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토론은 마땅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선을 넘는 행위까지 용인할 수는 없다"며 "잠실 시위 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을 향한 일부 시위대의 모욕과 조롱이 도를 넘어섰다. 현장 경찰관과 주변 시민들에 대한 비상식적인 폭력행위가 더 이상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을 '가짜 경찰'로 몰거나, 욕설을 하고, 심지어는 감금과 폭행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한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도 없고 용납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백주 대낮에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관도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며 제복을 입은 '시민'"이라며 "시민의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고 있는 경찰에 대한 폭력행위는 시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민주주의 공론장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될 뿐"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공동체의 질서 유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경찰관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잠실 시위 현장을 면밀하게 체크하고 있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갤럽] '전면 재선거' 찬성 44%·반대 48%…20·30대는 60% 이상 찬성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된 '전면 재선거' 주장에 대해 세대별로 뚜렷한 의견 차이가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공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면 재선거 주장에 대해 찬성은 44%, 반대는 48%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20대(18~29세) 응답자의 67%, 30대의 62%가 재선거에 찬성한 반면, 40대는 56%, 50대는 52%, 60대는 63%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치 성향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찬성 62%·반대 33%로 찬성이 우세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찬성 28%·반대 65%로 반대가 많았다. 한국갤럽은 "20·30대가 전면 재선거에 기운 것은 결과보다 과정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인식은 '부실한 선거 관리, 참정권 침해 문제'라는 응답이 67%로 가장 많았고, '불법적 선거 개입, 부정선거 시도 증거'라는 응답은 25%였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낮았다.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고,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였다. 불만족 이유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18%)가 가장 많았으며, '부정선거'(13%), '선거 과정 문제/부실 관리'(6%)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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