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를 뒤덮은 붉은 물결…현지인들까지 '꼬레아' 연호한 축제의 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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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라하라를 뒤덮은 붉은 물결…현지인들까지 '꼬레아' 연호한 축제의 밤 (종합)

나남뉴스 2026-06-12 11:58: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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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주변이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 체코와의 일전을 앞두고 경기장 일대가 거대한 축제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개최국 멕시코를 상징하는 초록색 유니폼 차림의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눈에 들어왔으나,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태극기를 몸에 두르거나 한국 대표팀 붉은 유니폼을 걸친 '명예 한국인'들이 곳곳에서 목격된 것이다. 한국 팬과 마주칠 때마다 활짝 웃으며 "꼬레아!"를 외치는 그들의 모습에서 각별한 애정이 느껴졌다.

경기장 밖 분위기만 놓고 보면 한국이 체코를 상대로 이미 승리를 거둔 셈이었다. 열 명 중 한 명꼴로 한국 유니폼을 착용한 현지 팬을 발견할 수 있었고, '월드클래스 캡틴' 손흥민(LAFC)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에 태극기 페이스 페인팅을 더하거나, 대형 태극기를 망토처럼 걸친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파트리크 시크, 라디슬라프 크레이치 등 체코 선수 유니폼을 입은 원정 팬들도 간간이 보였으나, 압도적인 붉은 물결 앞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마르티네스 가족의 사연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아들 모리시오의 열 번째 생일을 기념해 온 가족이 한국 유니폼을 맞춰 입고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아버지 에두아르도(50) 씨가 밝힌 이유가 인상적이었다. "약 4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지만, 손흥민의 광팬인 아들에게 특별한 생일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영어 소통이 서툰 모리시오는 손흥민을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 포즈로 답했고, 경기 기대감에 대한 물음에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한국 원정팬들의 열정 역시 대단했다. 직장 연차를 털어 왔다는 김영남(47) 씨에게 이번 대회는 다섯 번째 월드컵 직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시작으로 독일, 러시아, 카타르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며 그가 소감을 전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차원이 다르다. 평소 애국심과 거리가 멀던 사람조차 피가 끓어오르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새빨간 가발로 현지 유명 인사가 된 임영배(32) 씨는 7일간의 연차를 내고 멕시코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벌써 열 명 넘게 함께 사진을 찍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손흥민 선수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수도 있어 생애 첫 직관을 결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치바스'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진 CD과달라하라의 홈구장인 이곳은 4만5천664명을 수용한다. 리가MX 역대 우승 횟수 공동 2위(12회)를 자랑하는 명문 구단의 안방답게 시설이 훌륭했고, 이날 일부 특별석을 제외한 관중석은 빈틈없이 가득 찼다.

붉은악마가 점령한 관중석 곳곳에서 빨간 유니폼 물결이 출렁였고, 마치 한국 홈경기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킥오프 전부터 '대∼한민국' 구호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체코 선수가 볼을 잡으면 기선 제압용 야유가 터져 나왔고, 한국의 공격 찬스 때마다 우렁찬 함성이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반 내내 쉼 없이 응원가를 부른 팬들의 열기 속에서 태극전사들은 0-0 균형을 유지하며 하프타임 휘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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