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테크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특허(IP)를 핵심 투자 기준으로 삼는 벤처펀드가 출범했다. 단순 성장성보다 원천기술과 사업화 가능성을 갖춘 기술기업 발굴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케이기술투자와 제이엔피글로벌은 한국벤처투자(KVIC)가 운용하는 모태펀드 특허계정 출자사업을 통해 ‘케이-제이엔피 아이피(IP)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투자 활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합은 총 176억원 규모다. 재원은 한국벤처투자(KVIC)가 운용하는 모태펀드 특허계정(IP지역특화 분야) 출자금 50억원과 대전투자금융의 ‘대전 D-도약 펀드’ 출자금 25억원을 기반으로 조성됐다.
여기에 한국투자증권, 엑스비스, 에코텍, 세이프코리아, 천일이오, 굿피플홀딩스 등 민간 출자자도 참여했다. 민간 자본과 정책자금이 함께 들어간 ‘민관 협력형 기술사업화 투자 플랫폼’ 구조다.
이번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특허 가치평가 기업 의무 투자’ 조항이다. 조합 규약상 특허 가치평가를 완료한 기업에 전체 결성액의 5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성과 사업화 가능성까지 일정 수준 검증된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행되는 구조다.
투자 대상 분야는 광범위하다.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 나노·반도체, 우주항공, 국방, 양자기술, 로봇·드론 등 국가 전략기술 중심의 기술집약 산업 전반을 포괄한다.
특히 지역 제한 없이 우수 특허와 기술사업화 역량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되, 대전투자금융 출자 조건에 따라 대전 소재 6대 전략산업 기업에 대한 의무 투자도 병행할 예정이다. 지역 기반 기술기업 육성과 국가 전략산업 투자라는 두 축을 동시에 노린 셈이다.
최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AI 반도체, 바이오,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으로 확대되면서 원천기술 확보 중요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 문제는 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연구개발(R&D) 단계 이후 사업화 과정에서 자금난을 겪는다는 점이다. 우수 특허를 보유했더라도 초기 매출 부족이나 시장 검증 한계로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특허계정을 통해 IP 기반 투자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기술의 경제적 가치를 금융과 연결해 딥테크 기업의 사업화 성공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공동 운용사 역할도 분담된다. 케이기술투자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서 바이오·헬스케어를 포함한 기술 기반 기업 투자 경험과 조합 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 단계 기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이엔피글로벌은 팁스(TIPS) 운영사이자 액셀러레이터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딥테크 스타트업 발굴, 사업화 지원, 후속 투자 연계 역할을 맡는다.
양사는 특허 기반 기술기업 발굴부터 투자, 기술사업화, 후속 성장 지원까지 이어지는 공동 운용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특허 중심 투자 전략이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허 수와 기술 우위가 반드시 시장 성공을 의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술사업화 과정에서 고객 확보, 양산 역량,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등 비기술 요소가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결국 IP 가치평가와 시장 검증을 얼마나 균형 있게 결합할지가 펀드 성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펀드 운용사 측은 “우수한 특허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사업화 단계에서 적시에 성장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후속 투자유치와 성장지원 프로그램 연계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합을 시작으로 특허 기반 기술사업화 투자 트랙레코드를 축적해 정책형 펀드 참여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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