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뒤 국회에 입성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제통 안도걸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재정정책의 최종 목적지는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당장 건전재정 달성에 급급할 게 아니라 정부는 미래 혁신 산업에 마중물을 붓는 전략적 투자자가 돼야 한다”며 “전략적 재정이 결국 성장을 높여 재정수지를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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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현재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저성장 터널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중동전쟁 등 국지전으로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는 것이다. 이 같은 변수는 고스란히 국내 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안 의원은 “민간경제가 받는 충격을 받쳐줄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가계부채와 외화유출, 환율 때문에 금리 조정도 한계가 있어 통화나 금융 정책은 발이 묶인 상태인 만큼 방법이 재정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해 확정된 26.2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도 필수적인 완충 장치가 됐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시절부터 이번 추경까지 10번이나 참여한 안 의원은 “멍이 들고 난 뒤에 돈을 쓰면 약이 먹히지 않는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추경해 경기 하락 흐름을 역전시켰다”고 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로 추락할 뻔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추경이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기 변동성이 클 때는 재정이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재정의 기초체력에 대해선 양호하다는 게 안 의원의 시각이다. 그는 “국제 공통 기준인 통합재정수지는 물론 관리재정수지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적자 폭은 주요 선진국보다 작다”며 “국가채무 비율도 50.6%로 선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재정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은 결국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정부가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며 첨단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은 기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미래 에너지, 우주 등 물불 가리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래 혁신 산업을 키우는 인프라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재정이 신산업 육성의 받침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건전재정 자체를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성장이란 목표에 맞춰 재정을 설계하는 ‘동태적 재정건전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발을 묶어버리면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속 가능한 재정을 위해서는 세원 다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제언도 남겼다. 실제로 올해 최고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초과세수는 반도체 경기 호조와 증시 호황으로 인한 법인세·증권거래세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안 의원은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실적에 과도하게 의존해 변동성이 큰 법인세 중심의 세수 구조를 깨고 세원 자체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법인세 의존도가 크면 기업 유치 경쟁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세율을 억지로 올리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성장을 통해서 자연세수가 증가하는 게 현명하고 그래서 적극재정이 필요한 것”이라며 “더 많은 일자리 소득을 창출하고, 벤처기업들이 매출을 늘리고 영업이익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안 의원은 재정을 적절히 투입해 경제의 선순환을 유도하면 재정건전성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해 성장과 새로운 세원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재정을 쓸 때 중복된 분야에 투자해온 것은 걷어내고 성장 동력을 만드는 분야에 지출해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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