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토지나 건물처럼 움직여서 옮길 수 없는 재산을 말합니다. 사람의 거주지가 걸린 문제이니 만큼 개인 재산 중에서는 구매 및 거래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가격도 어마어마합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규제와 세금이 가장 강력한 시장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비즈니스플러스는 최근 이슈 및 업계 동향에 대해 쉽게 풀어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요즘 부동산에 대해 하나하나씩 알아가볼까요. [편집자주]
전세 제도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세 축소가 가속화될 경우 서민 주거비 부담과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전세 제도를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금융 구조"라고 평가하며 장기적으로 축소될 가능성을 언급하자 부동산 시장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 안고 있는 구조적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체 수단 없이 제도 변화가 추진될 경우 시장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부는 전세 제도가 주택 가격 변동기에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전세사기 사건은 전세 제도의 취약성을 드러낸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반면 시장에서는 전세를 단순한 임대차 계약을 넘어 한국 주거시장을 떠받쳐온 핵심 제도로 평가한다. 전세는 무주택 가구가 월세 부담 없이 목돈을 축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왔으며, 임대인 입장에서도 금융권 대출을 대체하는 유동성 조달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업계에선 전세가 갖는 순기능과 부작용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전세사기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비아파트 시장과 일반적인 아파트 전세시장을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는 것은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장 우려가 커지는 배경에는 최근 서울 전세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과 민간 통계기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장기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세 매물 감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계약 갱신 이후 신규 물건이 크게 줄어들면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세제 변화 가능성, 실거주 수요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임대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직접 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 제도 축소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임차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 부동산 연구기관 관계자는 "전세가 갖는 문제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공공임대 확대나 안정적인 장기 임대주택 공급 없이 전세 비중이 급격히 줄어들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임차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전세사기와 일반 아파트 전세시장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가 지적한 일부 전세사기 사례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전세가격이 더 높은 비정상적 구조에서 발생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통상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0% 후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에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상당한 자기자본을 투입하게 되므로 비아파트 시장과 동일한 위험도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아파트 시장 역시 가격 하락기에는 역전세나 보증금 반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범죄적 전세사기 문제와 일반적인 아파트 전세 수급 문제를 분리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정부는 다주택자 매물 유통 확대가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면 실수요자의 주택 매입 기회가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임대차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시장에선 현재 서울 주택시장의 핵심 문제가 단순한 거래 부족보다 공급 부족에 가깝다고 진단한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연, 신규 택지 부족, 건설 원가 상승, 분양시장 침체 등이 장기적으로 공급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핵심 지역의 경우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주택 공급 자체가 부족해 단순히 기존 주택의 거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수급 불균형 해소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세 물량 감소 속도가 임차 수요 감소 속도보다 빨라질 경우 오히려 시장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전셋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결국 무주택 서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세대출을 둘러싼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전세대출이 청년층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과도한 유동성 공급이 전셋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업계에선 전세대출 제도 개편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급격한 규제 강화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출 한도 축소나 보증 규제 강화가 단기간에 이뤄질 경우 임차인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전세시장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와 서민 주거 안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만큼 전세대출 정책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면서 단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제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한다. 다만 현재와 같은 공급 부족 국면에서는 제도 폐지나 축소 여부보다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대체 주거 모델 마련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세가 한국 주거시장에서 차지해온 역할을 고려할 때 시장의 자연스러운 변화보다 정책적 압박이 앞설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 장기적으로 변화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의 전세난과 공급 부족 상황을 감안하면 대안 없는 축소는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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