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은 상추가 쌈이라는 좁은 틀을 깨고 든든한 밑반찬으로 거듭나고 있다. 초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뜨거운 불 앞에 서서 조리하는 일이 부담스러워진 요즘, 생채소를 양념에 바로 담가 먹는 즉석 장아찌가 각광받는 이유다.
고기를 싸 먹다가 남은 상추를 간장 소스에 자작하게 절이면, 갓 지은 흰쌀밥은 물론 기름진 고기 요리와도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별미가 완성된다. 여기에 향긋한 쑥갓을 곁들이고 청양고추와 홍고추를 송송 썰어 넣으면,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끝맛이 번져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단번에 깨워준다.
상추를 다듬을 때는 부드러운 잎사귀만 쓰지 말고 줄기 부분까지 함께 넣어야 씹는 재미를 살릴 수 있다. 지저분한 끝부분만 칼로 살짝 잘라낸 뒤, 크기가 큰 잎은 반으로 자르고 다시 한 번 더 썰어 밀폐 용기에 담기 좋은 크기로 준비한다.
쑥갓은 쌉싸름한 향으로 간장의 무거운 맛을 가볍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다만 줄기가 굵고 단단한 밑동은 질겨서 먹기 불편하므로 과감히 떼어내고, 부드러운 잎과 연한 줄기 위주로 골라 상추와 섞어둔다.
이렇게 준비한 상추와 쑥갓은 미지근한 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씻어낸다.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쓰면 잎사귀 사이에 낀 흙이나 이물질이 부드럽게 불어나 힘을 주지 않아도 쉽게 떨어져 나간다.
세척이 끝나면 손으로 물기를 가볍게 털어낸 뒤 채반에 올려 30분 이상 가만히 둔다. 채소에 물기가 남아있으면 간장물에 들어갔을 때 소스가 희석되어 맛이 싱거워지고 금방 상할 수 있으므로 물기를 바짝 빼야한다.
양파 1개는 반으로 가른 뒤 먹기 좋은 두께로 썬다. 청양고추 2개와 홍고추 1개는 알맹이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씨를 품은 상태 그대로 동그랗고 얇게 썰어 준비한다.
간장 소스는 진간장 1컵 반, 식초 150ml, 매실청 150ml, 생수 2컵을 큰 그릇에 붓고 설탕 알갱이가 남지 않도록 고루 섞어 만든다.
인위적인 단맛을 내는 인공 당류 대신 매실청을 넣으면 단맛이 한층 깊고 부드러워진다. 만약 집에 매실청이 없다면 설탕으로 대신하되, 신맛과 단맛의 균형을 보며 물과 식초의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입맛에 맞추어야 한다.
보관 용기 맨 밑에 상추를 한 줄 깔고 그 위에 쑥갓을 고루 흩뿌린 뒤, 중간중간 썰어둔 양파와 고추를 번갈아 가며 얹는다. 아삭한 상추 줄기도 사이사이에 골고루 끼워 넣는다. 마지막으로 남은 양파와 고추를 맨 위에 가득 올린 뒤, 채소들을 가볍게 눌러 부피를 줄여준다.
간장물을 부을 때는 용기 가장자리 테두리를 따라 빙 돌려가며 고루 스며들도록 붓는다. 처음에는 채소들이 위로 둥둥 떠올라 간장물의 양이 턱없이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가벼운 상추가 금방 숨이 죽으면서 아래로 내려앉고 자체 수분이 뿜어져 나오면 자작하게 잠길 만큼 양이 알맞게 맞춰진다.
간이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스를 붓고 30분이 지난 뒤 위아래 채소 위치를 한 번 뒤집어준다. 다시 30분이 흐른 뒤 한 번 더 뒤집어주면 위아래 모두 양념이 고르게 스며든다.
이 반찬은 기름진 삼겹살이나 제육볶음, 불고기 같은 고기 요리 곁에 두면 느끼함을 씻어내 주며, 입맛 없는 날 흰쌀밥 위에 양파와 함께 올려 먹기에도 그만이다.
※ 상추장아찌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상추 400g, 쑥갓 100g, 청양고추 2개, 홍고추 1개, 양파 1개, 진간장 1컵 반, 식초 150ml, 매실청 150ml, 생수 2컵
■ 만드는 순서
상추 400g은 끝부분을 정리하고 큰 잎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쑥갓 100g은 억센 대를 빼고 연한 잎과 줄기 위주로 준비한다.
상추와 쑥갓을 미지근한 물에 5분 담갔다가 한 장씩 씻는다.
씻은 상추와 쑥갓은 손으로 가볍게 털고 체반에 올려 30분 정도 물기를 뺀다.
양파 1개는 먹기 좋은 두께로 썰고, 청양고추 2개와 홍고추 1개는 동그랗게 썬다.
볼에 진간장 1컵 반, 식초 150ml, 매실청 150ml, 생수 2컵을 넣고 고루 섞는다.
용기에 상추, 쑥갓, 양파, 청양고추, 홍고추를 차례로 담는다.
간장물을 골고루 돌려 붓고 손으로 가볍게 눌러준다.
30분 뒤 위아래를 한 번 뒤집고, 다시 30분 뒤 한 번 더 뒤집어 냉장 보관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상추 물기를 충분히 빼야 간장물이 싱거워지지 않는다.
→ 간장물은 처음에 살짝 짭조름해야 다음 날 간이 맞다.
→ 담근 뒤 한두 번 뒤집어야 상추와 양파에 간이 고루 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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