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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노조 집행부는 최근 공지를 통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총회의 주안건은 '초기업 노조 탈퇴 및 독자 노조 전환'이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탈퇴 안건의 그늘에 숨겨진 '규약 개정안'의 독소 조항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규약 개정안의 핵심 쟁점은 조합비 사용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생계비 지원' 조항이다. 통상적인 노동조합은 조합비나 기금의 용처를 정할 때 부정 지출을 막기 위해 의결기구인 대의원회의 심의를 거치거나 전체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생노조 집행부가 내놓은 개정안은 생계비 지원의 범위와 구체적인 절차를 오롯이 집행위원회(임원) 의결만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내부 견제 장치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조치로, 집행부가 임원진의 편익에 따라 조합비를 정당성 없이 지출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 조합원을 위한 상생이 아닌, 집행부의 자의적 재정 운용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정 권한을 집중시키려는 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개정안 제28조(회계) 3항에 '투쟁기금 적립 및 긴급 재정조치' 조항을 신설하면서, 해당 기금의 설정 및 운용 권한 역시 대의원회가 아닌 집행위원회 의결 사항으로 귀속시켰다.
노조의 사활이 걸린 긴급 재정조치나 대규모 기금 조성은 조합원의 권익과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를 최고 의결기구인 대의원회의 심의 없이 임원 소수의 거수만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노조 재정을 집행부의 불투명한 임의 자금처럼 운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개정안의 실체가 알려지자 상생노조 내부에서는 집행부가 '독립 노조 설립'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조합원들의 눈을 가리고 권한을 독점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규약 개정안 제21조(임원의 신분보장) 내용을 보면 변호사비, 벌금, 과태료 지원까지는 이해하지만 '생계비'는 왜 포함되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회계 상태를 고려할 때 생계비 지급 기준이 집행위원회의 자의적 판단으로 책정될 우려가 크다"며 "이러한 중대 사안은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주적 노조를 표방하더니 결국 집행부의 장기독재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초기업 노조 탈퇴라는 거대 명분을 불투명한 재정 권한 집중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노조 민주주의 역행"이라며 "이번 개정안 추진은 조합 내부의 강한 반발은 물론, 상생노조 집행부가 향후 대외적인 도덕성과 신뢰도 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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