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협력사였던 피그마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 간 불화의 배경을 상세히 전했다.
지난 4월 공개된 '클로드 디자인'이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출시 몇 주 전 앤트로픽 측은 피그마에 발표 파트너십을 제안했고, 피그마는 자사 솔루션이 새 도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협력을 검토했다. 하지만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피그마는 돌연 참여를 철회했다. 같은 시기 마이크 크리거 앤트로픽 최고제품책임자(CPO)도 피그마 이사직에서 사임했다.
클로드 디자인 공개 직후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딜런 필드 피그마 최고경영자(CEO)는 청중들에게 "협의 과정에서 앤트로픽이 투명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그마와 캔바의 핵심 사업 영역을 정면으로 겨냥하도록 앤트로픽이 전략을 수정한 것이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모두 경쟁 우려가 있는 제품을 내놓기 전 해당 기업에 사전 통보하는 관례를 지켰으나, 최근 들어 이런 업계 관행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앤트로픽은 올해 1월 클로드 코워크 등 에이전트 기반 솔루션을 선보이며 이미 업계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서비스(SaaS) 기업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래픽·법률·금융·사이버보안·헬스케어 등 전방위로 서비스 영역을 넓힌 앤트로픽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불과 5개월 사이에 연 환산 매출이 5배 증가해 500억 달러(약 76조원)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다.
거대 플랫폼으로 변모한 이 회사는 장기적 연산 비용 절감을 위해 독자 인프라 확보에도 착수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개발사들과 총 1GW(기가와트) 이상 규모의 시설 임대를 위한 의향서가 체결됐으며, 수년 내 10GW 용량까지 자체 연산 능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1GW는 원자력발전소 1기 출력에 해당하며 약 1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는 그동안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하이퍼스케일러의 클라우드 인프라에 의존해온 기존 노선에서 크게 벗어난 행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콘퍼런스에서 오픈AI를 겨냥한 듯 "일부 업체들이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과도한 컴퓨팅 자원 구매는 수익으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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